자영업자 수 20만명 급감 충격
코로나 이후 매출 회복 안된 가운데
물가·금리 상승으로 생존 위기

“코로나만 버티면 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지금이 더 견디기 힘드네요…”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매달 적자만 300만원 씩 쌓이는 등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해 11월 570만여명까지 증가했지만 불과 2개월여만에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수치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자영업자 수인 590만명보다 40만명이나 더 적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보다 더 가혹한 현실…폐업 속출

부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매달 적자만 300만원씩 쌓여 이러다 가게뿐 아니라 집까지 날아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때부터 간신히 버티던 점주들이 이제는 두 손 들고 장사를 접고 있다”며 “배달앱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이 커진 데다, 물가가 치솟아 원재료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들은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 순으로 경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작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평균 13.3%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올해도 순이익과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각각 62.2%, 61.2%로 나타났다.
서울 양천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버터부터 밀가루, 우유 등 가격이 안 오른 재료가 없는데 손님은 계속 줄고 있어 매일이 생존의 문제”라고 토로했다.
자영업 폐업의 연쇄적 충격…2025년은 더 심각

지난해 기준 자영업 폐업 이유를 살펴보면, 폐업한 사업자 중 절반에 가까운 48.9%가 ‘사업 부진’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는 단순한 불경기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진단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리두기 등 조치가 해제된 지 오래됐지만, 외식 등 외부 소비를 줄이는 소비 행태는 그대로 굳어있다”며 “여기에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장사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작년 말 자영업자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만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며 희망을 갖던 자영업자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줄폐업한 영향”이라며 “아직 버티고 있는 이들이 많아 자영업자 수는 올해에도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트 자영업 시대…정부 대책 시급하다

현재 전문가들은 자영업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이나 이자 상환 유예 조치 등 각종 지원 정책이 끝나고, 내수 침체가 계속 이어지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위기 등 경제 위기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창업을 장려하면서 자영업자를 늘려왔지만, 이제는 창업 지원보다 폐업하는 자영업자를 위한 일자리 연계 사업에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도 “당장 우리 주변에서 배달 로봇이나 키오스크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영업을 포기한 이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일자리 대개혁’ 수준의 중장기적인 일자리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무역 전쟁과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결합되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생존은 더욱 어려워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우리 경제의 허리였던 500만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영업자 지원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멧돼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