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잘 팔리는 한국?”…차주들 ‘돌변’하자 입장 선회한 자동차 브랜드

한국 출시가 가장 싸다
가격 낮추며 점유율 반등 노려
고급 이미지 대신 ‘가성비 전략’
수입차 국내 판매 가격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출처-푸조

수입차 브랜드들이 ‘가격 파괴’에 나섰다. 푸조와 볼보, BYD 등 주요 제조사들이 최근 국내에 출시한 신차 가격이 자국은 물론 다른 글로벌 시장보다 수천만 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브랜드들이 점유율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글로벌 최저가… 한국만 유독 싸진 신차들

푸조는 11일 출시한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을 알뤼르 트림 4490만 원, GT 트림 4990만 원으로 발표했다.

푸조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가격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출처-푸조

8년 전 2세대 모델과 동일한 가격이며 영국 3만 7190파운드(한화 약 6910만 원), 프랑스 3만 8350유로(약 6170만 원), 일본 489만 엔(약 4580만 원) 등과 비교해 가장 낮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도 한국 시장에선 파격적인 가격 전략을 택했다. 첫 출시 모델인 ‘아토 3’는 기본형 3150만 원, 고급형(플러스) 3330만 원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글로벌 최저가 수준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중형 전기 세단 ‘씰(SEAL)’의 사륜구동(AWD) 모델은 일본보다 약 1000만 원 낮은 4690만 원에 책정됐다. 호주와 비교해도 약 800만 원이 저렴하다.

볼보코리아는 고급 SUV 모델인 신형 ‘XC90’의 울트라 트림 가격을 9990만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독일, 영국, 미국, 일본보다 많게는 5000만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고급 브랜드도 ‘가격 인하’… 반등 위한 고육지책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공격적인 가격 책정에 동참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출시한 완전변경 모델 ‘더 뉴 A5’와 ‘더 뉴 Q5’의 가격을 기존 세대보다 각각 100만 원 낮췄다. 판매량 반등을 노린 조치다.

더 뉴 아우디 Q5 가격
Q5/출처-아우디

푸조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3.3% 감소한 947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00대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아우디도 지난해 9304대 판매에 그치며 수입차 판매 순위 7위로 하락했다. 브랜드 이미지에 비해 성과가 뒤처지자 ‘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BYD는 ‘중국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장벽을 낮추기 위해 과감한 가격 정책을 택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모델Y 주니퍼’를 가성비 모델로 내놓으며 경쟁 구도에 가세했다.

테슬라 1분기 미국 판매량
모델 Y/출처-테슬라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서 통한다’… 까다로운 시장의 위상

한국 소비자 특유의 ‘까다로운 기준’도 수입차들의 가격 전략에 영향을 준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이 곧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는 길이라고 본사 차원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러시아 상표 등록
씰/출처-BYD

수입차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브랜드 이미지 재구축’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MW, 벤츠, 테슬라 등 3개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의 65.2%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업체들의 점유율은 6% 미만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안착을 위한 ‘가격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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