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하나 싶더니…”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한국 경제 ‘빨간불’

반도체 반등·배당 특수로 3월 흑자
관세 앞두고 수출 막차…선주문 효과
흑자 흐름은 유지, 진짜 승부는 4월부터
한국 경상수지 흑자
출처: 연합뉴스

한국의 3월 경상수지가 91억 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3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의 반등, 미국의 관세 예고에 따른 ‘선주문 효과’, 그리고 해외 자회사로부터의 배당 증가가 겹치며 2월보다 19억 6000만 달러나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다.

미국이 철강 관세를 본격화하기 직전이었던 3월, 한국 경제는 말 그대로 막차를 탄 셈이다.

반도체 장비 수입 급증… 제조업엔 ‘회복의 신호탄’

수출 호조는 단순한 경기 반등 때문이라기보다는 ‘타이밍’ 덕이 컸다.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한 593억 달러의 수출 실적은 미국의 관세 예고에 기업들이 서둘러 주문을 앞당긴 결과였다.

한국 경상수지 흑자
출처: 연합뉴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월 대비 11.6% 증가하며 다시 상승세를 탔고, 컴퓨터(31.7%)를 비롯해 승용차, 의약품 등의 품목도 동반 성장하며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중국을 제외한 미국, 동남아, 유럽 등 주요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같은 기간 수입은 자본재와 소비재 모두 증가해 50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이 85.1%나 늘어난 것은 국내 제조업 투자 확대의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석탄과 석유제품은 가격 하락과 수요 둔화로 수입이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여전히 2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겨울철 해외여행 수요가 꺾이고 봄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적자 폭은 눈에 띄게 줄었다.

배당 덕에 웃었지만… ‘관세의 진짜 파도’는 이제 시작

한국 경상수지 흑자
출처: 연합뉴스

3월 경상수지 개선의 숨은 주역은 본원소득수지였다. 해외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소득이 급증하며 3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이는 전체 수지 개선을 이끈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1분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2억 달러에 달한다. 겉보기에 탄탄한 성과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오히려 흑자 폭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외부 변수와 무관하지 않다.

3월의 실적은 본격적인 충격이 시작되기 직전의 ‘잔잔한 호황’일 수 있다. 반도체 반등, 배당 특수, 선주문 효과가 한꺼번에 작용해 일시적인 성과가 극대화된 것이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예측 가능한 위험이 잠재돼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대응이다. 4월 이후 본격화될 관세 여파에 한국 경제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지, 수출 기반의 견고함과 함께 새로운 전략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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