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관광 100만 명 시대 개막
일본인 44만 명이 피부과 찾아
관광 회복보다 빠른 성장세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가 117만 명을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의료관광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신호다.
29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24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외국인 환자 실환자 수는 117만 467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60만 5768명과 비교해 1.9배나 증가한 수치다. 2009년 외국인환자 유치 사업이 시작된 이후 누적 외국인환자는 505만 명에 달했다.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는 한국 병원

외국인환자는 총 202개국에서 몰려들었다. 그중 일본이 44만 1000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중국 26만명, 미국 10만명, 대만 8만 3000명, 태국 3만 8000명이 뒤를 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일본과 대만의 증가율이다. 일본은 전년 대비 135%, 대만은 무려 550%의 폭증세를 보였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한국 의료진의 실력과 친절함에 놀랐다”며 “일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시술을 받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피부과가 이끄는 의료관광 열풍
진료과별 분석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피부과가 전체의 56.6%인 70만 5000명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성형외과 11.4%, 내과통합 10.0%를 크게 앞선 수치다. 피부과 진료는 2023년 대비 194.9%나 급증했다.

피부과 진료가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한국의 피부미용 시술은 일본보다 3배 이상 저렴하고, 미국 등 다른 국가보다도 20~30% 낮다. 보톡스나 필러 같은 시술을 의사가 직접 진행해 신뢰도도 높다.
여기에 K-뷰티 열풍이 더해졌다. 한류와 함께 한국 화장품과 피부 관리 기술에 대한 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에서 직접 시술받고 싶다”는 수요가 늘었다.
외국인 환자 유치 미래 전망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의료관광 시장은 2024년 약 20억 달러 규모로, 2033년까지 연평균 4.93% 성장해 31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인 환자들의 의료비 지출만 최소 1조 4000억 원 이상이며, 동반자 포함 의료관광 관련 국내 소비액은 약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한동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지난해 수치는 단순한 회복이 아닌 외국인환자 100만 명 시대 개막이라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는 의료 신뢰도와 편의성을 바탕으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관련 산업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아시아 의료관광의 중심국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2009년 6만 명에서 시작해 15년 만에 117만 명까지 성장한 외국인환자 유치는 이제 관광을 넘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