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물난리였는데, “이례적 상황 벌어졌다?”… 피서지서 벌어진 일에 ‘깜짝’

강릉 가뭄 지속
오봉저수지 33.8% 머물러
피서철 물 부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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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가뭄 / 출처 :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져 침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강원도 강릉시는 정반대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29일 강릉시에 따르면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33.8%에 머물러 있어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공공수영장 운영 중단, 수도꼭지 제거, 샤워 시간 제한 등 강도 높은 물 절약 대책을 시행 중이다.

물 사용 제한에 들어간 피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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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가뭄 / 출처 : 연합뉴스

강릉시 대표 피서지인 경포해수욕장에는 물 절약을 위한 강도 높은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다. 피서객들이 발을 씻는 용도로 설치된 수도 2곳의 꼭지는 모두 제거된 상태다.

유료 샤워장에는 “샤워는 5분 이내로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북쪽 공중화장실에는 “저수율 25% 미만으로 떨어지면 폐쇄하겠다”는 경고문까지 나붙었다.

강릉시청을 비롯한 공공기관들도 수돗물 수압을 대폭 줄여 물이 졸졸 나올 정도로만 조절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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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가뭄 / 출처 :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부터 8월 17일까지 강릉올림픽파크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2025 강릉썸머아레나’도 개장을 잠정 연기했다. 하루 최대 1천6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실내 물놀이장이었지만, 물 부족으로 인해 아쉬움 속에 문을 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실내 물놀이장 개장 문의가 이어졌으나 고심 끝에 연기하기로 했다”며 “기상 여건 및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 바로 개장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비 와도 해갈 요원한 상황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강릉에 내린 비는 128.2mm에 불과했다고 기상자료개방포털이 밝혔다. 같은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이 물폭탄 수준의 강우량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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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가뭄 / 출처 : 연합뉴스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 같은 기간 6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3.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5.7%였던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시민 최모씨(60)는 “오봉저수지를 직접 올라가 보니 맨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생각보다 가뭄이 매우 심각함을 알게 됐다”며 “실제 상황을 보고 난 뒤 저절로 물을 아끼게 됐다”고 전했다.

강릉시 전체 11개 저수지의 저수율도 39.7%로 평년 7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저수율이 최소 40% 이상은 돼야 해갈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피서철과 겹친 물 부족의 악순환

가뭄 장기화에 따라 강릉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여러 제약이 생기고 있다. 물 부족 상황은 피서 절정기인 ‘7말·8초’와 맞물리며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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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가뭄 / 출처 : 연합뉴스

1천실 규모의 대형 리조트가 새로 문을 열었고, 밤에는 초열대야, 낮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물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14일부터 공공수영장 운영을 중단하고 대형 리조트와 아파트 등에 수압 조절을 요청하는 등 비상 급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업용수에 대한 제한급수도 시행되면서 농민들은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물관리 담당 부서 직원들은 대관령에서 간절함을 담아 두 차례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일부 소규모 수도시설에서는 급수 차량을 통한 물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지하수 고갈과 하천 마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피서 절정기인 앞으로 한 달 정도가 최대 고비”라며 “시민과 피서객들에게 물 아껴 쓰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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