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이혼 핑계로 고가 가전 싸게 판다며
선입금 유도해 사라지는 수법 기승
피해자 늘자 정부도 규제 마련 나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파혼과 이혼을 핑계로 고가 가전제품을 싸게 판다며 선입금을 유도한 뒤 잠적하는 사기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연의 진정성과 저렴한 가격에 현혹되어 돈만 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짜 사진과 조작된 문자 메시지까지 동원한 정교한 사기 수법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파혼했어요” 감성 자극하는 신종 속임수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앱에서 파혼, 이혼 등 개인사를 이유로 고가 제품을 싸게 판다고 속이는 사기 수법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사기꾼들은 “파혼으로 혼수가전을 급히 처분한다”, “이혼으로 거의 새 제품을 싸게 판다”는 식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로 구매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구한 가전제품 사진을 올리거나,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온 것처럼 가짜 문자를 보내 피해자가 계좌로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한 뒤 연락을 끊는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당근 파혼 사기’ 관련 검색량은 최근 한 달 사이 급증했으며, 중고거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수법을 ‘파혼 에디션’, ‘이혼 에디션’이라는 신조어로 부르기도 한다.
“문고리에 걸어둘게요” 비대면 거래 악용

파혼 사기와 함께 기승을 부리는 것이 ‘문고리 거래’를 악용한 사기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등장한 이 방식은 판매자가 “돈을 입금하면 아파트 문고리에 제품을 걸어두겠다”며 선입금을 유도한다.
사기꾼들은 신뢰를 얻기 위해 재거래 희망률이 높은 계정을 돈을 주고 대여하거나, 직접 약속 장소와 시간을 잡고 제품을 문고리에 걸어둔 사진까지 전송한다.
하지만 돈을 송금받자마자 “사업자 계좌라 재입금이 필요하다”는 등의 핑계를 대며 추가 송금을 요구하고 결국 잠적한다.
이러한 수법으로 인한 피해는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복구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문고리 거래의 편리함이 오히려 사기꾼들에게 악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3배 급증한 피해액, 규제는 사각지대
이러한 중고거래 사기 피해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피해 금액은 2020년 약 900억 원에서 2023년 약 3,300억 원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중고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사기 피해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개인 간 거래 플랫폼에 적용할 규제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소비자기본법’과 ‘전자상거래법’은 주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를 규제하고 있어,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단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사기 수법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우리 동네 당근에 창고 정리 판매라며 희귀 제품을 파는 업자가 생겼다”고 전했고, 다른 이용자는 “일부러 자극적인 문구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당근마켓 측은 “정책을 위반한 게시물은 키워드 모니터링과 머신러닝 기술, 이용자 신고 등을 통해 차단하고 있다”며 “판매 패턴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계정 대여한 것들도 공범으로 처벌해야지, 왜 남의 계정을 돈주고 대여하겠니? 통장 대여랑 똑같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