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을 앞선 한국? “해낸 줄 알았는데”…뜻밖의 소식에 ‘말도 안돼’

“한국, 일본·대만 넘었다?” 착시 논란
물가 상승 덕분? 실질 성장과 거리 커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필요
GDP 체감 경기 갭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일본·대만 제쳤다길래 좋아했더니 물가 때문이라니 허탈하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6천달러를 넘어서며 일본과 대만을 제쳤다. 하지만 마냥 기뻐하기엔 이르다. 경제 성장이 아니라 물가 상승이 만든 숫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GDP 3만6천달러 돌파, 일본·대만 추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6천24달러로 추산됐다. 전년보다 454달러 증가한 수치로, 국제통화기금(IMF) 예상치(3만6천132달러)와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일본은 3만2천859달러, 대만은 3만3천234달러로 집계되며 한국이 두 나라를 앞질렀다. 특히 경상 GDP 증가율이 5.9%를 기록하며 1인당 GDP 상승을 이끌었다.

GDP 체감 경기 갭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하지만 진짜 경제가 성장한 걸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해 GDP 상승의 핵심 원인은 생산 증가가 아니라 물가 상승이었다.

물가만 오른 GDP… 착시 효과 논란

GDP 디플레이터는 소비자 물가는 물론, 투자·수출입 등 경제 전반의 물가 변동을 반영하는 지표다.

지난해 상승률은 3.8%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 규모가 커진 것이 아니라 물가가 올라 명목 GDP가 부풀려졌다는 의미다.

GDP 디플레이터 상승의 주요 원인은 교역 조건 개선이었다. 반도체 등 수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한 반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제 전반의 가격 수준이 높아졌다.

GDP 체감 경기 갭
출처: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일반적으로 교역 조건이 좋아지면 실질 구매력이 커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흐름을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민간 소비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위축, 내수 회복 불발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GDP 디플레이터 상승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경제 전반의 가격은 올랐지만, 실제로 돈을 쓰는 사람들은 늘어나지 않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GDP 디플레이터 상승 폭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유가 상승 가능성이 있고, 반도체 가격도 지난해처럼 오를지는 불확실하다”며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둔화하면 경상 GDP 증가율도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2.0%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GDP 증가 속도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과 대만을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물가 상승이 아닌 생산성과 소비 증가가 뒷받침돼야 진정한 경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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