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 의존 대신 AI 검색팀 꾸려
법무부 반독점 압박에 계약 위기
삼성도 자체 ‘가우스’ 벗어나 협력 선택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조치로 구글과의 연간 200억 달러 계약이 위태로워진 애플이 뒤늦게 자체 AI 검색 엔진 개발팀 구성에 나섰다.
구글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번 결단은 삼성전자가 오픈AI와 협력을 선택한 행보와 대조를 이룬다.
애플, 비밀리에 자체 AI 검색팀 ‘AKI’ 출범
블룸버그 통신은 3일(현지시간) 애플이 올해 초 비밀리에 챗GPT와 유사한 AI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별도 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AKI'(Answers, Knowledge and Information)라는 이름의 이 팀은 시리 개발을 이끌었던 로비 워커 수석 이사가 총괄하며, 애플 AI 책임자 존 지아난드레아의 직속으로 운영된다.
AKI팀은 현재 인터넷에서 일반적인 지식 관련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답변 엔진’을 개발 중이며, 시리와 스포트라이트, 사파리 등에 적용할 독립형 앱과 서버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고 있다.
구글 돈에 묶인 애플, 법무부 압박에 전략 수정
전문가들은 애플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이유가 구글과의 관계 변화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애플에 연간 200억 달러를 지불하며 구글 검색엔진을 애플 기기의 기본 옵션으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는 이 계약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보고 계약 변경을 강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계약이 무효화 될 경우 애플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입을 잃게 되어 대체 수익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자체 AI 모델 개발에 소홀했고, 그 사이 챗GPT와 같은 챗봇은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도 검색 기능 없이 알림 요약, 텍스트 재작성, 이미지 생성 등의 기능만 제공하고 있어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진 실정이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고민 속 협력 노선 택해
애플이 뒤늦게 자체 AI 기술 개발에 나선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자체 AI 모델 개발에 공을 들였으나 최근 전략을 수정했다.
그동안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가우스’만 고집하던 삼성전자는 애플과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판단 아래 오픈AI와의 협력을 선택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월 샘 울트만 오픈AI CEO를 만난 후 GPT 모델을 사내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월 가우스를 처음 공개하고, 작년 12월에는 개선된 ‘가우스2’를 선보였다.
갤럭시 S24와 S25에도 가우스 기반 AI 기능을 탑재했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466조 원을 AI에 쏟아붓는 상황에서 독자 모델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SDS가 구축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가우스 개발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AI 기술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애플과 삼성 모두 생존을 위한 현실적 전략을 선택했다. 두 기업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AI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