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흐름인데 “아차 하면 속는다”… 중장년층 ‘경고등’ 켜진 이유

AI로 만든 영상 SNS서 인기 폭발
진짜 같은 가짜, 하루 60만 개 쏟아져
중장년층이 가짜뉴스에 더 취약해
AI
AI 콘텐츠 확산 / 출처: 연합뉴스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AI로 만든 콘텐츠가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히 중장년층과 고령층이 AI 가짜 정보에 더 취약하다며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흑백에서 컬러로, 역사 속 인물이 살아 움직인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AI 기술로 과거 흑백사진 속 독립운동가들이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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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콘텐츠 확산 / 출처: 연합뉴스

일제의 죄수복 대신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밀짚모자를 쓴 유관순 열사가 계곡에서 수박을 먹으며 웃는 모습, 윤동주 시인의 눈물이 맺힌 컬러 영상 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AI기억공작소’는 지난달 10일 ‘독립운동가들이 살기 위해 먹었던 음식들’이라는 AI 복원 영상을 게시해 23만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AI기억공작소’ 옥주협 대표는 “독립운동가를 AI로 복원하는 콘텐츠는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며 “AI 기술로 걱정 대신 감동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AI 영상, 가짜가 진짜처럼 보인다

구글
AI 콘텐츠 확산 /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은 우려스러운 상황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5월 구글이 비오3(Veo3)라는 음성 생성까지 지원하는 AI 영상 제작 도구를 일반에 공개한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구글에 따르면 출시 두 달 만에 전 세계적으로 제작된 AI 영상은 4천만 건을 넘어섰고, 하루 60만 개 이상의 ‘진짜 같은’ 영상이 생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복궁이 물에 잠겨 물개가 수영하는 모습, 물이 가슴까지 차오른 지하철 등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재난 영상이 퍼져 혼란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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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콘텐츠 확산 /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동시에 AI 기술을 악용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실제 인물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영상 관련 경찰 신고가 2021년 156건에서 지난해 964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장년층이 더 위험하다, 대책은 아직 미흡

AI 영상의 확산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짜뉴스와 허위정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AI 가짜 콘텐츠는 특정 연령층에서 더 큰 위험성을 보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약 70%가 “가짜뉴스를 접했다”고 응답했으며, 주로 유튜브(51.8%)와 카카오톡(14.6%)을 통해 이러한 정보를 접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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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콘텐츠 확산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유튜브 기반 가짜뉴스 노출은 60대 이상 고령층(40%)이 20대(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정보 판단 능력) 격차가 정보 판별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경찰 총경은 “최근 들어 과거와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정교한 조작 영상으로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AI 영상에 ‘워터마크’ 표기를 의무화하는 AI 기본법이 내년 1월 22일 시행될 예정이지만, 워터마크가 쉽게 제거될 수 있다는 실효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에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과 비판적 정보 소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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