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보험금 탄다 했더니 날벼락”…순진한 사람들, 결국

SNS 대출 광고로 시작된
위조 진단서 보험사기 적발
브로커와 허위환자 32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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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진단서 보험사기 /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절박하게 큰돈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는 글을 보고 연락한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범죄의 올가미에 사로잡혔다.

겉으로는 대출 상담을 해주겠다던 브로커가 실제로는 보험사기를 제안했고, 이에 응한 31명이 총 11억 3,000만 원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챙겼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같은 신종 보험사기 조직은 인천 중부경찰서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전격 적발됐으며, 관련자 32명 전원이 경찰에 송치됐다.

대출 상담 가면 쓴 보험사기 조직

30대 브로커 A씨는 온라인 대출 커뮤니티에 ‘대출’이나 ‘큰돈이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 등의 키워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실제 상담에서는 정상적인 대출 대신 보험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며 사기행각 가담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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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진단서 보험사기 / 출처 : 연합뉴스

A씨는 초기에 보험설계사 B씨로부터 위조 진단서 활용법을 배웠다. 이후 혼자서도 조직을 운영할 정도로 수법이 정교해졌다. B씨 역시 가족과 지인들을 끌어들여 위조 진단서로 보험금을 편취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

이들은 상담받은 사람들에게 특정 병원에서 발행한 것처럼 위조한 진단서를 제공하고, 보험사기로 얻는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겼다.

허위 환자 31명은 브로커가 제공한 위조 진단서를 각자 가입한 보험회사에 제출했다. 의사의 실제 서명 대신 막도장을 찍어 진단서 진위를 속인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총 11억 3000만원의 진단 보험금을 부당 취득했다. 이 중 3명은 본인이 가입한 여러 보험을 모두 이용해 허위 청구를 반복하며 각각 1억원 넘게 받아냈다.

보험사 의심 신고로 수사 시작

금융감독원
위조 진단서 보험사기 / 출처 : 연합뉴스

사건 발단은 보험회사들이 이상 징후를 포착한 것이었다. 동일한 병원 진단서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접수되고, 진단서 형식과 내용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됐다.

보험회사가 금감원에 신고하자, 금감원은 기획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를 인천 중부경찰서에 수사 참고 자료로 제출해 공조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기존과 다른 신종 수법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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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진단서 보험사기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기존 보험사기와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일반적인 보험사기는 고의 사고 유발이나 사고 내용 과장, 허위 사고 조작 등의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 사기는 SNS를 통한 체계적인 허위 환자 모집과 위조 진단서 활용이라는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수법을 사용했다. 특히 대출 상담을 미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일반인을 끌어들이는 방식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신종 수법이다.

금감원은 “SNS에서 대출이나 고액 아르바이트 등으로 접근해 보험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제안하면 명백한 보험사기”라며 “즉시 상담을 중단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단순 조력자도 공범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므로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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