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등장한 렉서스 고성능 전기 SUV가 화제
11억 넘는 가격에 “이럴 바엔 GV60?” 재조명
성능·가격 대비 선택 기준, 다시 계산대에 올랐다

“이 정도면 한국차가 더 나은 선택 아닌가요?” 렉서스가 일본에서 공개한 고성능 전기 SUV 한 대가 뜻밖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일본 시장에 등장한 렉서스 RZ 600e F 스포츠 퍼포먼스가 화제가 되면서, 국내에서 조용히 잊혀졌던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가 다시 거론되는 분위기다.
미래 기술로 무장한 렉서스의 승부수, 가격 앞에서 멈칫
RZ 600e는 렉서스 전기 SUV 라인업 중 가장 강렬한 모델이다. 카본 파이버로 만든 보닛과 대형 리어 윙, 낮아진 차체는 양산차라기보다 콘셉트카에 가깝다. 여기에 듀얼 모터를 얹어 최고출력은 420마력에 이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은 4.4초다. 요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과 바퀴와 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 가상 변속 감각을 구현한 인터랙티브 매뉴얼 드라이브까지 더해졌다.

렉서스가 전기차에서도 ‘운전하는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선언처럼 보인다.
그러나 숫자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이 차량의 일본 판매가는 약 1,200만 엔대다. 원화로 환산하면 1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국내에 들어올 경우 각종 비용을 더하면 가격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는 차가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다.
숫자에서 갈린 승부, 조용했던 GV60이 다시 불리는 이유
GV60 퍼포먼스는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판매 흐름을 보여왔다. 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스트 모드 기준 최고출력은 약 483마력으로 RZ 600e보다 높다.

제로백도 4.0초로 더 빠르다. 주행 성능에서 밀린다고 보기 어렵다. 가격은 옵션을 더해도 7천만 원대 후반에서 형성된다. RZ 600e와 비교하면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물론 두 차의 성격은 다르다. 렉서스는 실험적인 조향 기술과 과감한 외관으로 희소성과 감성을 앞세운다. 반면 GV60은 일상 주행과 고성능을 균형 있게 조율한 쪽에 가깝다.
대신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성능 대비 가격이라는 현실적인 기준이 크게 작용한다. “이만한 출력과 가속을 이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월 100대 안팎에 머물던 GV60 퍼포먼스가 다시 언급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급 기술과 감성의 가치는 분명하지만, 숫자와 가격이 만들어내는 설득력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전기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어디로 향할지, 다시 한번 지켜볼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