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줄 다 끊기게 생겼어요”…미국서 “공짜로” 들어온단 소식에 제주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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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만다린 관세 철폐, 제주 감귤 시장에 긴장감 확산
프리미엄 만감류 출하철과 겹치며 가격 흔들림 현실화
수입 상시화 우려 속 제주 감귤 경쟁력 시험대
만다린 관세 철폐
만다린 관세 철폐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산 만다린에 붙던 관세가 내년부터 완전히 사라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예정된 수순이지만, 제주 감귤 산지를 둘러싼 분위기는 결코 차분하지 않다.

수년간 체질 개선에 공을 들여온 감귤 산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에,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정성으로 키운 제주 만감류, 가장 값나갈 때 맞닥뜨린 시험대

제주 감귤 산업은 오랫동안 방향 전환을 시도해 왔다. 값싼 노지 감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한라봉과 천혜향, 레드향 같은 만감류를 키웠다.

생산량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 품종들이 만들어내는 수익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다.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출하철은 농가의 한 해 소득을 좌우하는 결정적 시기다.

만다린 관세 철폐
만다린 관세 철폐 / 출처 : 연합뉴스

이 시기에 미국산 만다린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관세는 해마다 낮아졌고, 올해는 9.5%까지 내려왔다. 내년이면 0%다. 이에 맞춰 수입량도 급증했다. 한때 생소하던 만다린은 이제 봄철 과일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품목이 됐다.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인하 폭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그러나 유통 현장에서는 이 차이가 할인 행사와 묶음 판매로 확대된다.

소비자 눈에는 제주 만감류와 비슷한 과일을 더 저렴하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특히 만다린 유입 시기가 제주 만감류 출하가 몰리는 2~4월과 겹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가격 흔드는 수입 공세, 제주 감귤의 ‘프리미엄’이 흔들린다

이미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 올해 봄 한라봉과 천혜향 가격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수입 과일 증가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시장에 가해진 압박이 적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만다린 관세 철폐
만다린 관세 철폐 / 출처 : 연합뉴스

프리미엄 과일은 물량이 조금만 늘어도 가격이 크게 흔들린다. 농가에는 짧은 시세 변동이 곧바로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관세 철폐 이후 더 우려되는 대목은 수입의 상시화다. 관세라는 장벽이 사라지면 장기 계약과 안정적인 공급이 쉬워진다.

계절 과일이던 수입 만다린이 일상 과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주 감귤 산업이 쌓아온 프리미엄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이제 관건은 대응이다. 단기적인 보호 장치와 함께, 제주 감귤이 왜 선택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관세 인하라는 변화는 이미 현실이 됐다. 그 이후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시장의 시선이 제주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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