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취업자 110만 명 돌파…노동시장 풍경 변화
월 200만 원이 기준선, 저임금 이미지 옅어져
공장 넘어 식당·서비스까지…역할 확대 중

외국인 취업자가 처음으로 11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노동시장의 풍경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비롯한 중국 출신 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이제 외국인 노동은 일부 산업의 보조 역할을 넘어, 일상 곳곳에 스며든 존재가 됐다. 공항 입국장에서부터 공장과 식당, 서비스 현장까지 이어지는 장면 속에서 중국계 인력의 존재감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월 200만 원이 보통선…외국인 노동의 달라진 얼굴
올해 기준 국내에 상주하는 외국인은 169만 명을 넘어섰다. 1년 새 13만 명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들 가운데 10명 중 7명은 실제로 일을 하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모두 상승했고, 실업률은 낮아졌다. 한국 사회가 체감하는 노동 현장의 변화가 통계로도 확인되는 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소득 구조다. 외국인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월 200만~300만 원을 벌고 있고, 30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도 3분의 1을 넘는다.
더 이상 저임금 노동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근로시간도 주 평균 42시간 수준으로, 국내 전체 노동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적과 체류 배경은 다양하지만 흐름에는 공통점이 있다. 전체 외국인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이 약 50만 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 국적자도 27만 명에 이른다.
취업자 기준으로는 110만 명 가운데 약 3분의 1이 한국계 중국인이고, 베트남 출신도 15만 명 안팎이다. 체류 자격별로는 재외동포와 함께 유학생 증가가 두드러지며, 유학생은 1년 새 20% 가까이 늘었다.

특히 유학생은 학업을 넘어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정책적 유치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공장에서 식당까지…외국인 노동의 무대가 넓어진다
일하는 공간도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업이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도소매와 음식점, 서비스업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다.
건설업 비중은 줄었고, 서비스 현장에서의 존재감은 커졌다. 이는 외국인 노동이 산업 구조 변화와 함께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 역시 상승했다. 일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이 크게 늘었고, 불만족 응답은 드물다.

낯선 환경 속에서도 일정한 소득과 안정적인 근로 조건이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수도권 집중, 특정 국적 쏠림 같은 구조적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외국인 노동자는 이미 한국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구조적인 전환의 시작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노동시장과 지역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앞으로의 흐름을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