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 정도였어?” 돈 빌려주겠다고 ‘줄 선’ 나라들…경쟁률이 ‘무려’

유로화 외평채 14억 유로…13.6배 몰렸다
AI·시장주의 전략에 글로벌 투자자 호응
코리아 페이퍼 효과로 기업 자금길도 넓혀져
유로화 외평채 발행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유로화로 14억 유로, 우리 돈 약 2조2000억 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했다.

수치만 보면 자금 조달에 불과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지닌 존재감과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가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압도적인 투자 수요다. 정부는 14억 유로를 빌릴 계획이었지만, 무려 190억 유로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13.6배에 달한 청약 경쟁률은 일시적인 관심을 넘어, 한국 경제의 안정성과 정부 정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수치로 보여주는 결과다.

새 정부의 첫 시험대, 글로벌 투자자 신뢰를 끌어냈다

유로화 외평채 발행
출처 : 연합뉴스

투자자들의 관심은 수익성 그 이상에 있었다. “실용적 시장주의”와 “AI 신산업 집중 육성”이라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도 시선이 쏠렸다.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숫자 너머의 분위기 변화, 즉 새로운 기대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첫 공식 무대였다. 새로운 정부가 가진 경제 운영 능력, 정책의 신뢰도, 그리고 리스크 관리 역량이 전 세계 앞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리고 결과는 명확했다. 국채 발행의 성과를 넘어, 국제사회가 한국의 경제 시스템과 미래 방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정부가 길 터주면 기업이 뛴다… 코리아 페이퍼의 파급력

외화 유동성 확보라는 실질적 효과도 뚜렷하다. 외평채로 조달한 자금은 외환보유액으로 편입돼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유로화 외평채 발행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최근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에서는, 정부가 이 ‘외화 비상금’을 언제든 활용해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환율이 급등하거나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때, 즉각적인 방어 카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인 대비책이다.

이번 발행이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정부 채권은 이른바 ‘코리아 페이퍼’의 벤치마크다.

정부가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이후 국내 기업이나 은행들도 해외 자금 조달 시 더 낮은 금리로 협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유로화 외평채 발행
출처 : 연합뉴스

삼성, 현대차, 수출입은행 등이 혜택을 직접 누릴 수 있다. 정부의 외평채 한 건이 민간 기업들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주는 구조다.

단순 발행을 넘어선 성과, 세계가 주목하는 ‘다음 스텝’

눈에 띄는 전략적 변화도 있었다. 이번에는 미국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조달했고, 3년과 7년이라는 복수 만기 구조를 처음 도입했다.

이는 특정 통화나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다변화된 조달 창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미국 시장이 흔들리더라도 유럽을 통한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는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이번 유로화 외평채 발행은 국가 신용도,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위기 대응 역량,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까지 아우른 종합적 성과다. 이제 세계는 한국 경제의 다음 행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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