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만 시간 멈춘 금융 시스템, 피해 295억
증권사에 피해 집중…키움·미래에셋 순
반복되는 장애에 당국 제재 목소리 커져

최근 5년 동안 국내 금융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가 1,700건을 훌쩍 넘겼다.
이제 금융 서비스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채널이 당연해졌지만, 막상 시스템이 멈춰버리면 모든 일상이 삐걱거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사태가 반복되는데도 금융사들의 대응이 여전히 느슨하다는 점이다.
‘혁신’ 외치며 터지는 장애…카카오·우리銀의 불편한 진실
202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국내 은행과 보험, 증권, 카드,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에서 집계된 전산장애 시간은 48만 시간을 넘는다.

하루 24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만 일에 달한다. 이처럼 길고 잦은 시스템 장애는 결국 소비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실제 피해 금액도 295억 원이 넘는다.
장애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프로그램 오류가 가장 많았고, 시스템 설비 문제, 외부 요인, 사람의 실수까지 다양하다.
금융권이 앞다퉈 디지털 혁신을 외치지만, 정작 보안과 인프라 점검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가장 많은 장애를 겪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건수 기준으로 1위, 우리은행이 장애 시간 기준 1위를 기록했다.

두 곳 모두 IT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금융의 대표주자지만, 시스템 안정성에서는 허점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은행에서 반복되는 전산장애는 곧 고객 신뢰를 갉아먹는다.
銀피해 90% 쏠린 증권사…‘주식 거래 멈춤’의 뼈아픈 대가
피해 규모만 따져 보면 증권업권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체 피해 금액의 90% 가까이가 증권사에서 발생했다.
2020년 키움증권의 프로그램 오류로 인한 피해는 47억 원에 달했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서도 잇달아 수십억 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실시간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주식시장에선 시스템이 멈추는 순간, 수많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이 돌아간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이다. IT 인프라 투자와 시스템 점검이 여전히 보여주기식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앞세우는 만큼 시스템의 신뢰도와 보안 역시 함께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제는 전산장애를 단순한 실수나 예외적 사고로 넘길 수 없는 시대다. 금융감독당국이 반복적으로 사고를 일으킨 금융사에 대해 보다 강도 높은 점검과 실질적인 제재에 나서야 한다.
더 이상 미루다가는, 결국 소비자 피해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조은대로가야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