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더니 “韓 바다는 곧 전쟁터”…외신도 콕 짚어 ‘강력히 경고’, 이게 진짜?

꽃게 어장서 군사 격전지로…서해가 바뀌었다
‘양식장’ 위장한 中 부표, 남중국해 전술 복제
美 견제 노리는 中 전략…서해서 조용한 전쟁
한국 서해 군사 격전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해의 주된 갈등은 ‘꽃게’ 조업권을 둘러싼 분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중국의 군사 부표가 발견되고 미군의 정찰기가 상공을 가르는, 세계 양대 강국(G2)의 힘이 직접 맞부딪히는 전략적 요충지로 변모했다.

평화롭던 어장이 동북아의 가장 위험한 바다가 되고 있는 것이다.

‘양식장’ 위장한 군사기지?…남중국해 전술, 서해로 옮겨붙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 기사로 더욱 분명해졌다. WSJ은 서해를 ‘새로운 화약고’라 지목하며, 최근 급증한 중국의 도발적 행위들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 서해 군사 격전지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월, 우리 해양조사선이 흉기로 무장한 중국 민간 선박에 의해 조사를 방해받은 사건은 그 상징적인 예다.

같은 수역에서는 군사정찰용으로 추정되는 대형 부표 13개가 나타났고, 지난 5월에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군사훈련까지 강행했다.

중국의 노림수는 서해의 군사적 내해화(內海化)다. 평시에는 미국의 역내 활동을 견제하고, 대만 해협 등에서 유사시가 발생할 경우 서해를 완전히 통제해 미군 증원과 개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한반도와 일본에 주둔한 미군을 무력화하기 위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서해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한국 서해 군사 격전지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그 방식이다. 중국은 부표나 구조물에 대해 ‘양식장’, ‘해양관측용’ 등 민간 목적을 내세운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인공섬을 건설해 군사기지로 탈바꿈시킨 ‘회색지대(Gray Zone)’ 전략의 재현이다.

동북아 흔드는 바다의 긴장…서해는 이미 전장이 되었다

민간 활동으로 위장해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고, 기정사실화를 통해 실효 지배를 주장하는 패턴이 서해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경고다.

이러한 분석은 첩보로도 뒷받침된다. WSJ에 따르면, 대만의 한 고위 안보당국자는 ‘중국 정부가 올해 3월 한국 영해 인근에서 활동을 강화하라’는 구체적인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의 서해 압박이 단발적인 도발이 아니라, 정교한 전략 아래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서해 군사 격전지
출처 : 연합뉴스

결국 서해는 더 이상 한중 간의 해양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팽창 전략과 이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정학적 단층선이 된 것이다.

이 좁은 해역에서 높아지는 군사적 긴장은 작은 오판 하나가 동북아 전체의 안정을 뒤흔드는 나비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서해를 둘러싼 ‘조용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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