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침묵 깨더니 “다 계획이 있었구나”…국민연금이 수백억 담은 ‘황금알’, 정체 보니

국민연금, 게임 불황 속 엔씨·넷마블에 930억 투자
‘아이온2’·‘세븐나이츠’로 체질 바꾼 두 기업 주목
외형 아닌 본질의 변화…장기 전략에 베팅했다
국민연금 게임 업계 투자
출처 :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조용히 꺼내든 ‘게임 카드’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 주인공은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최근 국민연금은 두 게임사에 총 93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을 대거 확대했다.

게임 업종 전반이 긴 침체기를 겪는 가운데, 왜 하필 지금 이 두 회사를 택했을까. 그 선택의 배경엔 단기적인 반등 기대를 넘어선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17년 만의 귀환, ‘아이온2’로 리니지 그림자 걷어낸다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엔씨소프트의 변신이다. 그동안 ‘리니지 의존’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던 이 회사가, 새로운 얼굴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온2’는 무려 17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으로, 엔씨소프트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연금 게임 업계 투자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진행된 포커스 그룹 테스트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고품질 그래픽과 자유도 높은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회자됐다.

여기에 리니지식 과금 모델이 사라졌다는 점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게임을 넘어 수익 모델 자체를 전면 개편한 셈이다.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엔씨는 올해 1분기 마케팅과 인건비를 각각 60%, 40% 가까이 줄이며 효율화에 성공했다.

비용만 줄인 게 아니라, 수익 구조 자체를 강화하며 한층 견고한 체질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마디로 ‘체급 조정’을 마친 셈이다.

‘세븐나이츠’로 증명한 자체 IP 파워, 넷마블의 전략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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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넷마블 역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동안 외부 IP에 의존해온 개발 전략에서 벗어나, 자체 지식재산을 활용한 성과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넷마블 고유의 IP로 21일 연속 양대 앱 마켓 1위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겉으로 드러난 성과 이상의 의미가 있다. 로열티 없이 매출을 온전히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넷마블은 모바일 중심이던 플랫폼에서 벗어나 PC와 콘솔까지 확장 중이다. 하반기에만 5개의 신작을 내놓을 예정인데, 이들 대부분은 멀티 플랫폼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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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게임 시장의 변화를 읽고 장기적 수익 기반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 절감 등 재무 체질 개선도 병행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는 ‘성장 기대주’라는 수식어에 그치지 않고, 내부 체질을 대대적으로 바꾸며 본질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게임 산업이라는 외형이 아닌, 기업의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변화에 투자한 것이다.

국민연금이 그들에게 보낸 신뢰의 한 표는, 단기 수익을 넘어 장기 전략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신호일지 모른다. 지금 이들의 변화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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