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도 안 켰는데” 전기요금이 왜 이래…진짜 범인 찾았더니 ‘이럴 수가’

숨은 전기 도둑, 대기전력부터 잡아라
에어컨도 방식 따라 사용법은 정반대
아끼면 돈 돌려주는 ‘한전 캐시백’까지
숨은 전기 도둑
출처 : 연합뉴스

“에어컨도 아껴 썼는데 요금이 왜 이래요.”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5)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당황했다. 여름철이라 에어컨을 아예 안 쓸 수는 없어도, 외출할 땐 꼭 끄고 짧게만 틀었기 때문에 적게 나올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달엔 정말 조심해서 쓴 줄 알았는데, 요금이 예상보다 너무 많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문제는 에어컨만이 아니었다. 실내 곳곳에 숨어 있는 TV 셋톱박스나 공유기처럼 꺼진 줄 알았던 가전제품들이 대기전력으로 전기를 계속 소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꺼졌다고 껐다고 착각하지 마라’…전기 잡아먹는 숨은 도둑들

phantom electricity thief
출처 : 연합뉴스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TV 셋톱박스, 공유기, 충전기 등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에 꽂혀 있는 한 전기를 계속 소비한다. ‘대기전력’이라 불리는 이 숨은 소모는 가정 전기요금의 약 6%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 하나면 된다. 사용하지 않는 기기의 전원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전기요금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에어컨도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전기 소비자다. 하지만 중요한 건 ‘무조건 아끼기’가 아니라, ‘제대로 아는 것’이다.

에어컨은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인버터형과 정속형.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작동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이걸 모르고 켰다 껐다를 반복하면 오히려 더 많은 전기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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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터형은 2011년 이후 출시된 대부분의 모델이 해당된다. 온도를 맞춘 뒤에는 출력을 줄여 전력을 아끼는 방식이다.

그래서 외출할 때마다 끄는 것보다, 그냥 켜두는 편이 더 나은 경우도 많다. 실외기를 다시 가동시킬 때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반면 정속형은 전력 사용이 극단적이다. 작동하면 무조건 최대 출력을 쓰고, 멈췄다가 다시 켜질 때 또 전기를 몰아쓴다.

그래서 이 경우엔 짧고 강하게 틀었다가, 시원해지면 바로 끄는 게 맞다. 선풍기와 함께 쓰면 냉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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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방향을 천장 쪽으로, 선풍기를 벽 쪽으로 두는 방식만으로도 체감 온도를 2~3도 낮출 수 있다.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만 높여도 전기료는 약 10% 절약된다. 단순해 보이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전기 아끼고 돈까지 받는다…‘한전 캐시백’ 아는 사람이 이긴다

많이들 믿는 ‘제습 모드’에 대한 오해도 있다. 제습이 냉방보다 전기를 덜 먹는다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실외기가 도는 구조는 같기 때문이다.

다만 습도가 높은 장마철엔 훨씬 쾌적하게 느껴져 체감 효율이 높아진다. 절약보다는 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기요금을 아예 돌려받을 수 있는 제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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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한전 에너지 캐시백’. 작년 같은 달보다 전기를 덜 쓰면 그 차이만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정책이다. 신청은 간단하고, 절약한 만큼 실제 보상이 따라온다.

덥다고 무작정 틀고, 아낀다고 무조건 끄는 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에어컨 방식부터 파악하고, 공기의 흐름을 조절하며, 보이지 않는 전력 낭비까지 잡는 것.

이게 진짜 여름철 전기 절약의 기술이다. 요금 폭탄을 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알아두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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