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포기했다”…직장인 3명 중 1명이 몰리는 ‘의외의 여행지’, 대체 어디길래?

짧게 쉬어도 확실하게… 2박 3일 미니휴가 인기
식비·숙소에 지출 늘어… 휴가는 ‘힐링 중심’으로
직장인 “이젠 체험보다 체류, 실질 지원 원해”
직장인 미니 휴가 인기
출처 : 연합뉴스

올여름, 직장인들이 선택한 휴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짧고 확실한 쉼표’다.

마치 바쁜 일상 속 단 몇 걸음만 벗어나도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2박 3일 정도의 짧은 일정에 국내 자연을 벗 삼아 여유를 찾으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6%가 여름휴가를 계획 중이며, 이 중 83.5%가 국내여행을 택했다.

강원도, 경상권, 제주도 등은 여전히 인기다. 눈에 띄는 건 ‘길게 떠나는’ 대신 ‘짧지만 알찬’ 일정이 대세라는 점이다.

‘짧고 굵게’ 떠난다… 2박 3일 미니휴가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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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흔히 여름휴가 하면 멀리 떠나는 ‘비행기 여행’을 떠올리기 쉽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2박 3일(38.9%)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1박 2일과 3박 4일이 그 뒤를 이었다.

장기휴가는 여전히 직장인에겐 쉽지 않은 선택이다. 대신 ‘내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지만 확실하게 쉴 수 있는 곳’을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 지출도 늘었다. 올해 직장인들이 예상하는 1인당 평균 휴가비는 약 53만 원. 지난해보다 9% 넘게 증가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은 평균 77만 원을 쓸 계획인 반면, 전남 지역은 39만 원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지출이 가장 높았고, 이후 20대, 40대, 50대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미니 휴가 인기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돈을 더 쓴다고 해서 요란하게 노는 건 아니다. 늘어난 예산은 대부분 식비, 숙소비, 교통비에 집중됐다. 결국 ‘더 잘 먹고, 더 편하게 자고, 좀 더 멀리 가보자’는 마음이 담긴 셈이다.

관광보다 ‘쉼’… 바쁜 일상에 필요한 건 조용한 휴식

흥미로운 점은 활동 선택에서도 드러난다. 설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휴식과 자연 풍경 감상’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유명 관광지나 맛집 투어보다 ‘그저 조용히 쉬고 싶다’는 욕구가 앞서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여행 트렌드가 아니다. 불확실성과 피로가 지속되는 시대에 사람들은 점점 더 ‘회복’과 ‘정지’에 가치를 둔다. 소란스러운 이벤트보다 바람 소리를 듣고, 분주한 계획보다 삶의 여백을 택하는 흐름이다.

한편, 이런 변화는 정책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직장인들이 바라는 지원책으로는 숙박권 할인, 지역화폐 확대, 교통비 절감 등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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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정부의 각종 캠페인이나 제한적인 쿠폰보다는, 실제로 ‘지갑이 가벼워지는’ 실질적 혜택이 우선순위다.

이에 전문가들은 체류형 콘텐츠, 즉 머물면서 소비하는 휴가 방식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올여름, 직장인들이 택한 건 요란한 여행보다 조용한 쉼이다. 짧지만 깊은 휴식이 일상이 된 지금, 이 흐름이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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