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없는 일상’ 만든 삼성페이, 수수료 없이 10년 독주
애플페이, 교통카드·제휴 확대로 2차 반격 시동
삼성도 수수료 카드 꺼내며 전략 전환 검토

“애플페이 들어오니까 삼성도 긴장하긴 했네.”, “결국은 돌고 돌아 소비자가 다 내게 될 것 같아 걱정이다.”
국내 스마트폰 결제 시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10년 가까이 오프라인 결제를 장악해온 삼성페이와 최근 본격 반격을 시작한 애플페이가 있다.
두 서비스의 경쟁은 기술력을 넘어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 치밀한 전략 싸움이다.
‘지갑 없는 일상’ 만든 삼성페이, 10년 독주 배경은

삼성페이는 2015년 등장과 동시에 한국 결제 생태계를 바꿔놓았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되며 MST와 NFC를 동시 지원해 대부분의 카드 단말기를 통과했다.
교통카드, 모바일 신분증, 디지털 키 등을 담은 ‘삼성월렛’까지 더해지며 사용자는 지갑 없는 일상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삼성은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에 받지 않는 대신, 자사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전폭적인 혜택으로 돌렸다. 그 결과, 삼성페이는 국내에서만 1700만 명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반면 2023년 현대카드와 함께 등장한 애플페이는 한계를 드러냈다.
국내 EMV 방식 NFC 단말기가 부족해 ‘결제할 수 있는 곳’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애플페이 이용 경험은 10명 중 1명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티머니의 애플페이 교통카드 연동 예고로 아이폰 이용자도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해졌고, 신한·KB국민 등 카드사들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 사용처도 빠르게 늘고 있어 2차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도 수수료 받는다?” 삼성의 반격, 시작될까

삼성전자의 대응도 눈에 띈다. 그동안 ‘혜택 중심 서비스’를 강조하며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았지만, 애플이 국내 카드사에 0.15%의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면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삼성 역시 수수료 부과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다만 삼성페이 유료화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낙관적인 시각에서는 카드사들의 전체 영업이익 규모를 고려할 때 삼성페이 수수료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수익을 다시 사용자 혜택으로 돌리겠다고 밝힌 만큼, 오히려 기존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드사들이 결국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의 일부 혜택이 축소된 사례를 보면, 삼성페이 유료화 역시 전반적인 카드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제 수단 경쟁은 기술력만으로 판가름 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용자를 자사 생태계에 머무르게 하느냐가 핵심이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이제 결제 시장을 넘어 모바일 라이프 전체를 겨냥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지가 생기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