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크루저 주행 시험 성료
랜드크루저 유산 계승한 모델
2032년부터 실제 투입 예정

토요타가 개발 중인 유인 달 탐사차 ‘루나 크루저(Lunar Cruiser)’가 지상에서의 첫 주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차량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의 공동 프로젝트로 2019년부터 추진돼 왔으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과 연계돼 2032년부터 달 탐사에 실제로 투입될 예정이다.
‘루나 크루저’, 첫 주행 시험으로 현실화 단계 진입

토요타는 최근 자사 미디어 채널 ‘토요타 타임스’를 통해 루나 크루저의 첫 지상 주행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 이번 시험은 그간 비공개로 개발돼 오던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증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루나 크루저는 오프로드 성능으로 명성을 얻은 토요타의 SUV ‘랜드크루저(Land Cruiser)’의 유산을 계승하는 모델로, 지난 2023년 정식 명칭이 공개됐다.
해당 차량은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가압형 탐사차로, 내부에서 우주복 없이도 장시간 체류가 가능하다. NASA의 현재 아르테미스 초기 임무들은 도보 탐사에 국한되지만, 2030년 예정된 아르테미스 V 임무부터는 탐사차 도입이 본격화된다.

이때 도입되는 탐사차는 비가압형 LTV(Lunar Terrain Vehicle)이며, 비교적 단거리 탐사에 적합한 수준이다.
반면, 루나 크루저는 최대 주행 거리 10,000km 이상, 생명 유지 장치 포함 등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장거리·장기 탐사를 위한 유일한 가압형 모델이며 NASA는 루나 크루저를 활용해 달 표면에서 최대 30일간의 장거리 탐사를 수행할 계획이다.
토요타, ‘팀 재팬’ 체제로 우주 진출 가속

루나 크루저 개발은 단일 기업이 아닌 일본 전반의 기술력을 총동원한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토요타와 JAXA의 공동 개발 체제를 중심으로,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이, 동력원 개발은 미쓰비시중공업이 맡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의 실제 운용을 목표로 부품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달 환경은 차량 개발에 있어 극한의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 영하 170도에서 영상 120도까지 변화하는 온도, 미세한 달 먼지, 중력 6분의 1이라는 조건 등은 기존 자동차 설계와는 차원이 다른 대응이 요구된다.

루나 크루저는 이러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수소 연료전지를 동력원으로 채택했다. 이는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Mirai)’에서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탑승 인원은 기본적으로 2명이지만, 비상 시에는 최대 4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크기는 미니버스 두 대를 나란히 놓은 수준이며, 내부는 생명 유지 시스템과 필수 탐사 장비로 구성돼 있다.
NASA-토요타-JAXA 협약으로 달 탐사 실전 투입 예정

루나 크루저는 NASA와 JAXA 간 협약에 따라, 2032년 아르테미스 VII 임무에서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발사는 스페이스X의 로켓을 통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로써 일본은 향후 아르테미스 임무에 자국 우주인 2명을 탑승시킬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이 ‘팀 재팬’이라는 이름으로 추진 중인 우주 분야 협업의 성과 중 하나다.
토요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인류의 우주 탐사를 위한 실질적인 기술 실증”이며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자동차 산업은 이번 루나 크루저 프로젝트를 통해 우주라는 전례 없는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전체 산업 생태계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