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내 차에” 10년 묵은 ‘이 제도’에 칼 빼들자…운전자들 불만 폭주하는 이유

정품 대신 ‘가성비 부품’ 우선 수리 유도
고가차 운전자 “왜 내 차에 짝퉁을?” 반발
재고 부족·선택권 논란에 업계도 우려
품질인증부품
출처 : 연합뉴스

자동차 사고가 나서 보험으로 차량을 수리할 때, 꼭 비싼 ‘정품 부품’을 써야 할 이유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금융감독원이 오는 8월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바꾸기로 하면서다. 앞으로는 정품 대신 ‘품질인증부품’을 먼저 고려하도록 유도한다.

겉보기엔 비슷하고, 성능도 같지만 가격은 훨씬 저렴한 이 부품을 쓰면 전체 수리비가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보험료도 줄어든다는 게 정책의 골자다.

“정품 아니면 불안한데…” 내 차 수리에 ‘짝퉁’이 우선이라니?

품질인증부품은 정부가 성능과 품질을 인증한 대체 부품이다. 주로 범퍼, 펜더처럼 외장에 많이 쓰이며, 정품과의 성능 차이는 사실상 없다는 시험 결과도 나왔다.

품질인증부품
출처 : 연합뉴스

가격은 평균적으로 30~40%가량 저렴하다. 이론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득이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만성 적자였던 자동차보험 수익구조를 다잡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리비를 보험사가 부담하는 구조에서는 소비자들이 당연히 가장 비싼 정품 부품을 선택해왔다. 품질인증부품 제도가 2015년에 도입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사용률은 고작 0.5%에 그친다.

그러다 보니 정비소에서도 잘 구비하지 않고,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부족한 악순환이 이어졌다.

정책 변화는 이런 고리를 끊겠다는 의도다. 약관이 바뀌면 보험사는 정품과 인증부품 중 전체 수리비(대차료 포함)가 더 저렴한 쪽을 우선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품질인증부품
출처 : 연합뉴스

정비소도 이에 따라 부품 선택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명확한 강제 조항은 아니지만, 실질적 선택 흐름은 달라진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일부 운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고가 났을 때 “왜 내 차에 굳이 정품이 아닌 부품을 끼워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싸다고 다 좋은 건 아냐”…정비업계·소비자 속앓이

특히 고가 차량이나 신차 소유자일수록 이런 반응이 강하다. 차량 가치 하락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고, ‘정품’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정책이 발표되자, 일부 운전자들은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품질인증부품
출처 : 연합뉴스

정비업계도 우려를 나타낸다. 인증부품 재고가 아직 부족하고, 다양한 차종에 맞는 부품을 제때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품 수급이 늦어지면 수리 기간이 길어지고, 대차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되레 전체 수리비가 더 올라가 정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무조건 강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예외 적용 가능성과 부품 수급 확대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홍보와 데이터 공개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보험료 절감이라는 큰 목표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차량을 소중히 여기는 소비자의 감정, 정비현장의 현실, 그리고 선택권 논란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 변화가 안착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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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사 엉망으로 쓰네 품질 떨어진 중국제품 써서 또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나

  2. 기사 엉망으로 쓰네 품질 떨어진 중국제품 써서 또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나 누가 책임을 이 제도 없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