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포르쉐 911 도입에 기대와 우려
자차 보험 제외, ‘책임 공유’ 논쟁 불붙어
경험인가 도박인가…공유경제 새 시험대

하루 이용료 150만 원, 작은 흠집에도 수리비는 전부 운전자 부담. 국산차 위주였던 카셰어링 앱에 등장한 포르쉐 911을 두고 시장의 질문이 뜨겁다.
과연 이것은 누구나 꿈의 차를 경험할 수 있는 혁신일까, 혹은 감당하기 힘든 책임까지 함께 빌리는 위험한 모험일까.
쏘카가 파격적인 실험을 시작한 지 한 달, 열광적인 후기와 날 선 비판이 엇갈리며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반떼 N의 교훈? 쏘카, 포르쉐 앞세운 고위험 방어 전략
논쟁의 중심에는 단순한 비용을 넘어선 ‘책임’의 문제가 자리한다. 네 시간에 50만 원에 달하는 요금도 부담이지만, 사고 시 차량 손해를 보상해주는 자기차량손해보험이 제외된 점이 결정적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도로 위 일부 공유 K5 차량의 난폭 운전 사례와 겹치며 증폭된다.
소유가 아닌 공유의 개념이 때론 운전자의 책임감을 희석시킨다는 세간의 인식이 포르쉐라는 고성능 슈퍼카와 만나자 우려는 더욱 커졌다.
만약 사고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그 파장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쏘카의 이번 전략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이뤄진 것은 아니다.
업계는 이처럼 높은 진입 장벽이 의도된 것이라 분석한다. 과거 고성능 모델인 아반떼 N 운영 당시 잦은 사고와 보험 문제로 겪었던 학습 효과가 이번 포르쉐 도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사전에 높은 비용과 위험을 명확히 알려 무분별한 이용을 막고, 동시에 브랜드 홍보 효과는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인 셈이다.
카셰어링은 이제 ‘경험 소비’? 쏘카의 실험이 던진 화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한 이들의 탑승 후기는 매력적이다.
‘달리는 예술작품 같다’란 감탄과 함께, 사이드미러 너머로 보이는 육감적인 뒤 펜더의 볼륨감, 차선을 꽉 채우며 달리는 듯한 안정감 등 오직 포르쉐만이 줄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이 이용자들을 매료시킨다.
하지만 이 짜릿함 이면에는 ‘작은 돌멩이 소리에도 심장이 철렁했다’는, 비싼 대가를 치르는 운전자의 숨은 긴장감이 공존한다.

결국 쏘카의 포르쉐 911은 카셰어링이 이동 수단을 넘어 ‘경험 소비’의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번 실험이 슈퍼카의 문턱을 낮춘 혁신으로 기억될지, 혹은 공유 경제의 한계를 드러낸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남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꿈을 향한 열망과 현실적인 공포 사이에서 이뤄지는 이번 도전이 시장에 던진 질문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