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사상 최대’… 신차 5대 중 1대는 EV
친환경차 내수 점유율 55%로 내연차 첫 역전
트럼프發 관세 여파 속에도 수출 증가세 ‘굳건’

수요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7월 들어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한 달 동안 판매된 전기차는 총 2만5148대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를 앞서며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전기차, 침체 끝내고 3개월 연속 2만대 돌파

산업통상자원부가 19일 발표한 ‘7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13만8503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67.0% 급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체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16.7%로,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6대 중 1대꼴로 전기차였다는 의미다.
전기차 시장은 2022년 9월 월 2만대 판매를 처음 돌파한 이후, 캐즘(Casm) 현상으로 약 14개월간 침체를 겪었다. 그러나 올해 5월 다시 2만대를 넘긴 뒤 3개월 연속 2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어섰다.
회복의 주요 요인은 신차 출시다. 현대차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 기아의 전기 세단 ‘EV4’, 테슬라의 ‘모델Y’ 개선 모델 등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졌다.
친환경차 내연기관차 추월, 시장 판도 바꿨다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7월 친환경차 판매는 7만6639대로 전체 내수 시장의 55.3%를 차지했다.
이는 2005년 ‘친환경자동차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앞섰던 지난 5월(52%)에 이어 또다시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소차도 현대차 ‘넥쏘’ 신형 출시 효과로 1045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61.3% 급증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역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친환경차 전환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주춤, 유럽은 급등… 수출 흐름은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동차 수출은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갔다. 7월 자동차 수출액은 58억3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미국 수출은 4.6% 감소했지만, 독일·스웨덴·튀르키예 등을 중심으로 유럽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며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했다. EU와 기타 유럽 시장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보였고, 전반적으로 유럽 수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친환경차 수출도 6만8129대로 17.0% 늘었다. 전기차는 두 달 연속 2만대 이상 수출됐으나, 보급형 모델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출액은 오히려 4.1% 감소했다.
정부는 한미 자동차 부품 관세 협상이 15% 수준에서 타결된 만큼, 대미 수출 환경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