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막 낀 유리창, 와이퍼만으론 못 막는다
새똥 하나에 도장면이 영영 망가질 수도
장마철, 차를 지키는 건 ‘초기 대응’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운전자의 시야를 위협하는 ‘유막(油膜)’이 도로 위 안전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면서, 와이퍼 교체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차량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장마철 빗길 운전, 와이퍼를 쉴 새 없이 움직여도 시야가 뿌옇다면 문제는 와이퍼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도로 위 타르와 배기가스, 각종 오염원이 뒤엉켜 형성된 기름막, 이른바 ‘유막’이 그 주범이다.
“닦아도 뿌옇다면 의심하라”…야간 시야 위협하는 유막의 정체
유막은 단순한 물때와 달리 유리 표면에 단단히 고착되어 야간 운전 시 빛을 번지게 하고 시야를 왜곡시켜 운전자를 위협하는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 된다.
와이퍼의 소음과 떨림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 역시 유막 때문이다.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워도 유리창에 물을 뿌렸을 때 물방울이 넓게 퍼지지 않고 뭉쳐 흐른다면 유막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는 신호다.

확실한 제거를 위해서는 전용 유막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사용 전 반드시 유리 표면의 이물질을 세척해야 한다.
제거제를 마른 유리에 균일하게 문지른 뒤 약제가 마르기 전 깨끗한 물로 완전히 헹궈내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유막을 완벽히 제거했다면, 재오염을 방지하고 시야를 극대화하는 발수 코팅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깨끗한 유리 표면에 시공된 발수 코팅은 빗방울이 유리 표면에 넓게 퍼지는 것을 막고, 일정 속도 이상의 주행에서는 와이퍼 작동 없이도 물방울이 스스로 튕겨 나가게 해 악천후 속 운전자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하루만 지나도 자국”…도장면 파괴하는 새똥과 벌레의 습격

유리창만큼이나 시급한 관리가 필요한 곳은 차량의 도장면이다. 여름철 차량 외관에 들러붙은 새똥과 벌레 사체 역시 도장면에 치명적이다.
새똥의 요산과 벌레 사체의 산성 단백질은 자동차 도장면의 보호층인 클리어코트를 화학적으로 부식시키는 주범으로, 여름철 강한 햇볕은 이 화학 반응의 촉매제 역할을 해 손상 속도를 가속화한다.
이를 며칠만 방치해도 세차로는 지울 수 없는 영구적인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안전한 제거를 위해서는 젖은 타월이나 물티슈를 오염물 위에 올려 충분히 불린 뒤 부드럽게 닦아내는 인내가 필요하다.
마른 상태에서 힘으로 문지르면 미세한 흠집만 더할 뿐이다. 이미 자국이 남았다면 초기 단계에서는 컴파운드 등으로 복원을 시도할 수 있지만, 손상이 깊다면 전문가의 진단이 불가피하다.

장마철 차량 관리는 불쾌함을 해소하는 차원을 넘어 운전자의 안전과 차량의 자산 가치를 지키는 핵심적인 활동이다.
시야를 방해하는 유막과 도장면을 부식시키는 오염물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위험 요소다. 더 큰 손실로 이어지기 전에 운전자의 세심한 점검과 적극적인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