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2개 LED 조명 그릴
9월 뮌헨 모터쇼 세계 최초 공개
MB.EA 플랫폼 첫 적용

메르세데스-벤츠가 942개 LED 조명으로 빛나는 혁신적인 그릴을 장착한 신형 GLC 전기차를 9월 독일 뮌헨 모터쇼에서 공개한다고 4일 발표했다.
100년 넘게 엔진 냉각을 담당했던 전통적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완전히 재탄생한 것이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CEO는 이날 링크드인을 통해 “그릴이 단순한 냉각 장치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예술작품으로 진화했다”며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밝혔다.
전통의 파괴, 혁신의 시작
벤츠가 4일 공개한 GLC 전기차 티저는 자동차 디자인 역사의 전환점을 예고한다. 1900년 35 PS 모델에서 시작된 수직형 허니컴 그릴의 전통이 125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새로운 그릴에는 942개의 도트형 조명 패턴이 촘촘히 배치됐다. 100개 이상의 LED가 내장되어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를 구현한다. 중앙의 삼각별 로고와 원형 테두리까지 빛을 발하며 차량의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환경 규제로 크롬 사용을 줄이는 업계 추세와 정반대로 가는 벤츠의 선택이다. 고광택 크롬 프레임을 과감하게 적용해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강조했다.
MB.EA 플랫폼이 가져온 디자인 자유
GLC 전기차는 벤츠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B.EA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내연기관 GLC와 완전히 독립된 구조로 설계 자유도가 대폭 확대됐다.

2970mm의 휠베이스와 최대 1740리터의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다. 94.5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400 4MATIC 트림 기준 WLTP 기준 65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320kW 초급속 충전 기능도 눈길을 끈다. 단 10분 충전으로 260km를 달릴 수 있어 실용성을 크게 높였다. 에어 서스펜션과 최대 4.5도 후륜 조향, 2단 변속기 등 첨단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EQ 시대의 종말, 새로운 네이밍 전략
GLC 전기차는 벤츠 전동화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기존 EQC를 대체하는 모델이지만 ‘EQ’ 네이밍은 사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벤츠는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동일한 이름으로 통합 관리한다는 전략이다. GLC 내연기관 모델과 GLC 전기차가 함께 판매되며 고객이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칼레니우스 CEO는 “어린 시절 스웨덴 말뫼에서 본 메르세데스는 희귀했지만, 누구나 그 차의 정체를 알 수 있었던 건 독특한 그릴 때문이었다”며 “5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유산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했다”고 설명했다.
GLC 전기차는 오는 9월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브랜드 최초로 슈퍼브레인 MB.OS와 새로운 MBUX 하이퍼스크린이 탑재되어 소프트웨어 혁신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조명형 그릴 디자인은 GLC 전기차를 시작으로 향후 출시될 모든 벤츠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내연기관 모델에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해 브랜드 전체의 디자인 언어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