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2, 유럽 겨냥한 소형 전기차 출격
폭스바겐·르노와 가성비 전면 승부 예고
북미 대신 유럽 집중…中 저가차 견제 노린다

전기차 대중화의 포문을 열 현대차의 핵심 모델, ‘아이오닉 2’가 오는 9월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마침내 베일을 벗는다.
유럽 시장을 정조준한 이 소형 전기차는 단순한 신차 공개를 넘어, 현대차의 미래 전동화 전략을 가늠할 핵심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소형 전기차 격전지 유럽, 아이오닉 2가 던지는 승부수
아이오닉 2는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성비’와 ‘실용성’을 양립시키는 전략적 모델이다.
크기는 내연기관 소형 SUV ‘베이온’과 유사하며, 순수 전기차 라인업에서는 경차급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와 준중형 ‘코나 일렉트릭’ 사이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핵심 무대는 단연 유럽이다. 좁은 도로와 만성적인 주차난, 도심 위주의 운행 패턴을 지닌 유럽은 전통적인 소형차 강세 지역이다.
여기에 갈수록 강력해지는 탄소 배출 규제는 소형 전기차의 필요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아이오닉 2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 최적화된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장은 이미 뜨겁다. 폭스바겐 ID.2all, 르노 5 E-Tech, 시트로엥 ë-C3 등 2만 유로대 실속형 전기차들이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하게 맞붙는 상황. 아이오닉 2는 이들과의 정면 승부를 통해 ‘한국 전기차의 저력’을 증명해야 한다.
기술적 접근은 실용성에 초점을 뒀다. 아이오닉 5·6의 800V 대신 보급형 400V 시스템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충전 속도는 일부 양보했지만, 더 많은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을 실현했다.

배터리 전략도 이원화했다. 기본형에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LFP, 상위 트림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를 적용해 선택 폭을 넓혔다. 주행거리는 430km에서 최대 600km 수준을 목표로 한다.
미래 감성 입고 돌아온 실속형 EV, 아이오닉 2의 디자인 전략
디자인은 브랜드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상품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율됐다. 유려한 쿠페형 루프라인과 아이오닉 브랜드의 상징인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는 미래지향적인 정체성을 드러낸다.
실내는 기아 EV2와 일부 부품을 공유해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현대차가 준비 중인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Pleos’ 탑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는 아이오닉 2가 단순히 ‘저렴한 차’를 넘어,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스마트한 선택지’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다만 북미 시장의 문턱은 높을 전망이다. 고율 관세와 전기차 보조금 혜택 축소 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차가 아이오닉 2를 통해 북미 대신 유럽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거세지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아이오닉 5와 6가 브랜드의 위상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면, 아이오닉 2는 그 기반 위에서 실질적인 판매고를 올릴 ‘실전형 모델’이다.
가격, 디자인, 효율의 삼박자를 갖춘 이 작은 거인이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 오는 9월 뮌헨에서 새로운 가능성의 서막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