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가 내 눈앞에서 ‘쾅'” …반세기 넘은 중국산 전투기, 방글라데시에서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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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추락으로 대규모 사상자
중국산 전투기의 노후화 문제
한국으로 망명하기도 했던 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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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21 / 출처 :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의 전투기가 학교 위로 추락하여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기체는 중국이 소련의 MiG-21 전투기를 라이선스 생산한 J-7의 방글라데시 수출 버전으로 알려졌으며 이전부터 기체 노후화를 지적받았던 전투기다.

학교 위로 추락하며 벌어진 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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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전투기 추락 현장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1일 방글라데시 공군 소속 F-7 BGI가 이륙 직후 학교 위로 추락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학교는 초중고와 대학 캠퍼스가 함께 자리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 밝혀진 사망자는 최소 19명 이상이다.

여기에 부상자도 1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학생은 “제트기가 내 눈 바로 앞에서 추락했다”고 말하며 해당 기체가 초등학교 수업이 진행되던 2층 건물의 1층을 강타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학교의 교사는 아이들을 데리고 교문으로 갔을 때 뒤에서 무언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고 폭발음을 들었다”며 “뒤를 돌아보니 연기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사고 상황을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2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사고 원인 조사와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산 노후 전투기의 치명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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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전투기 추락 현장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추락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는 F-7 BGI의 노후화 문제가 지목되고 있다. 해당 기체는 중국이 1960년대 구소련의 MiG-21 기술을 넘겨받아 라이선스 생산한 J-7의 방글라데시 수출 버전이다.

그나마 방글라데시가 보유한 F-7 BGI는 J-7의 개량형으로 다른 파생형 기체보다 성능이 나은 편이지만 이마저도 2013년을 기점으로 모든 생산이 종료되었을 정도로 노후화 문제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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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21 / 출처 : 연합뉴스

방글라데시 공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대 후반부터 신형 전투기를 도입하려 했으나 Su-30, 유로파이터 타이푼, J-10C 등 유력 기체가 계속해서 바뀌는 등 원활한 전력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노후화가 심각한 F-7 BGI가 훈련을 진행하면서 기체 문제로 인해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한국에 첫 공습경보를 내렸던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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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21 / 출처 : 연합뉴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기체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F-7 BGI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J-7과 중국 조종사가 한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당시 중국의 공군 조종사 손천근이 J-7을 몰고 한국 영공으로 진입하면서 휴전 이후 최초로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다행히 해당 사건은 공습이 아닌 망명 목적이었으며 이후 손천근은 최종적으로 대만으로 망명했다.

그리고 손천근이 조종했던 J-7은 한국에서 훈련 목적의 가상 적기로 활용되다가 기체 노후화로 퇴역 후 전시품으로 활용되었다.

중국 군용기가 망명을 목적으로 한국에 불시착한 사례는 지금까지 총 여섯번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J-7 계열의 전투기가 망명한 사례는 해당 사건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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