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당뇨·우울증 위험 높이는 음식
전 세계 1천만 명 대상 연구 결과 발표
전문가들 “소비 제한 정책 필요”

“먹기 편하고, 맛있다고 믿었던 음식에 치명적인 비밀이 숨어있었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여러 건강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편리함과 맛을 무기로 현대인의 식탁을 점령한 이 음식들, 과연 우리 몸은 괜찮은 것일까?
초가공식품이란 무엇인가?
초가공식품이란 개념을 처음 제안한 브라질의 영양학자 카를루스 몬테이로 교수는 ‘자연에서는 찾을 수 없는 화학 첨가물과 값싼 원료를 이용해 공장에서 산업적으로 대량 생산한 식품’이라고 정의했다.

초가공식품의 예로는 탄산음료, 사탕, 초콜릿, 시리얼, 햄, 소시지, 라면, 아이스크림 등이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치며, 첨가물이 포함되어 있어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된다.
몬테이로 교수는 “인간의 몸이 화학적으로 가공된 초가공식품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다고 믿을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고, 현재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들이 존재한다.
초가공식품, 생각보다 심각한 위험성
1월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호주 연구진이 최근 영국 의학저널(BMJ)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전 세계 약 1천만 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 3년간의 선행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고 전했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많은 사람은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약 50% 증가했으며, 비만, 제2형 당뇨병, 수면장애의 위험이 최대 66% 높았다. 우울증 발생 위험도 22%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초가공식품 속의 화학 첨가물과 가공 과정 자체가 인체 내에 염증을 유발하며 우울증과 불안과 연관이 있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은 화학적 첨가물과 복잡한 가공 과정으로 인해 신체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고 소화기관과 식욕 조절 메커니즘을 교란한다”고 경고했다.
영국 의사의 자가 실험이 드러낸 진실
최근 영국의 의사이자 초가공식품 관련 저서의 저자인 크리스 반 털러컨 박사는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4주 동안 전체 섭취 칼로리의 80% 이상을 초가공식품으로만 먹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그의 몸은 급격히 악화했다. 몸무게는 7kg 증가했고,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만성 피로에 시달렸다.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은 실험 이전보다 5배 늘었고, 염증 수치는 두 배 증가했다.
크리스 반 털러컨 박사는 초가공식품이 널리 소비되는 이유에 대해 가격이 저렴하고 먹기 편하며 맛도 뛰어난 데다가 식품업체들의 교묘한 마케팅 전략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여러 영양학자와 관련 기관들이 소비자에게 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보다는 오히려 식품기업과 결탁 하며 마케팅 활동에 협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 소비를 줄이는 공중보건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역시 식품 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