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고시’ 공인중개사, 인기 신화는 옛말
폐업·휴업 속출, 생존 위한 경쟁만 남았다
기회의 문 좁아진 부동산 중개업, 해법은 어디에

“정말 이렇게 될 줄은 몰랐죠.”
10년 넘게 서울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해온 박모(51)씨는 요즘 사무실 임대료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 몇 해 전만 해도 거래 문의가 끊이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하루 종일 전화 한 통 없는 날도 많아졌다.
박씨는 “그땐 공인중개사 자격증만 따면 노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개업을 후회하는 동료가 한둘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더 버틸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꿈의 자격증에서 생존 경쟁으로, 변해버린 공인중개사 현실
월간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 700명 선이 사상 처음으로 붕괴됐다.

한때 ‘국민 고시’로 불리며 40만 인파가 몰렸던 시험의 열기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다.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단 한 건의 중개로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을 벌 수 있다는 ‘성공 신화’가 넘실대던 시절. 그 뜨거웠던 열망은 이제 차갑게 식어, 혹독한 생존 투쟁의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인중개사는 가장 확실한 ‘인생 2막’의 보증수표로 통했다.
사무실 한 칸과 책상 하나만으로 ‘사장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정년 없는 평생 직업이라는 안정감은 수많은 이들을 시험장으로 이끌었다.

특히 2021년에는 원서 접수 인원이 40만 명을 돌파하며 그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 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중장년층부터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자 했던 청년 세대까지,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도전자들에게 자격증은 곧 기회의 문이었다.
좁아진 문, 살아남기 위한 ‘공인중개사의 생존 전쟁’
그러나 부동산 불패 신화는 영원하지 않았다. 집값 상승세가 꺾이고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시장은 ‘거래 절벽’이라는 깊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장밋빛 전망은 신기루처럼 흩어졌고, 폐업과 휴업이 일상이 된 업계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현재 자격증을 보유한 55만여 명 중 실제 현업에서 활동하는 개업 공인중개사는 11만 명 남짓, 5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이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으며, 그만큼 생존 경쟁이 극심해졌다는 방증이다.
상황이 급변한 데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 장벽은 역설적으로 과당 경쟁을 불렀고, 시장의 파이를 키웠던 부동산 호황은 끝을 맞았다.
여기에 강력한 대출 규제로 대표되는 정부 정책과, 정보 비대칭을 허물어 버린 부동산 플랫폼의 등장은 중개사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 과거처럼 단 몇 건의 중개만으로 부를 축적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한때 모두에게 열려 있던 기회의 문은 이제 좁고 험난한 길이 됐다. 업계 침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많은 공인중개사들이 ‘인생 역전’의 꿈 대신 치열한 생존을 위한 해법을 찾고 있다.
한달도 안지났는데 너무징징대네
중계료도 넘 비싼거 아녀?
옛날 복덕방시절이 그립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