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풀리더니 ”계곡·해수욕장보다 낫네“…사람들 ‘여기로’ 우르르 몰렸다

폭염에 몰려든 쇼핑 인파, 백화점 매출 급등
‘몰캉스족’ 몰린 복합몰, 리빙 매출 219% 폭발
대형마트는 소비쿠폰 제외에 매출 뚝 떨어져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출처 : 연합뉴스

전국을 강타한 폭염이 주말 유통가의 소비 지형도를 극명하게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위를 피해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로 향한 ‘몰캉스족’의 발길이 이어지며 매출이 급증한 반면, 대형마트는 방문객이 줄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시원한 실내 공간으로 향한 것이다.

야외 활동을 꺼리게 만드는 폭염이 역설적으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주말 내내 이들 매장은 더위를 피하려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폭염 특수에 웃은 백화점…실내 바캉스로 매출 ‘쑥’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출처 : 연합뉴스

실제로 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일제히 15% 이상 신장했다.

일부 점포는 주차장 진입부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붐볐으며, 특히 F&B(식음료) 매장과 실내 휴게 공간에는 긴 대기 행렬이 형성됐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경우, 실내에 하와이 콘셉트의 휴양지를 조성해 하루 5천여 명이 찾는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며 도심 속 바캉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매출 성과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려는 반사 이익에 그치지 않았다. 백화점 업계는 에어컨, 선풍기 등 계절 가전과 함께 양산, 선글라스 등 여름용품 수요를 기민하게 공략했다.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출처 : 연합뉴스

복합쇼핑몰 역시 ‘몰캉스족’을 겨냥한 체험형 이벤트와 팝업스토어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고객의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용산 아이파크몰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57% 급증했으며, 특히 리빙 부문은 219%라는 폭발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폭염에도 웃지 못한 대형마트…‘소비쿠폰 제외’에 직격탄

반면, 대형마트는 이번 폭염 특수에서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전체 매출이 5~10%가량 역신장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 직영 매장이 제외된 점이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출처 : 연합뉴스

더운 날씨에 번거로운 장보기 대신 외식이나 간편식으로 수요가 이동한 데다, 쿠폰 사용 제한까지 겹치며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핵심 상품군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마트 내 임대 식당가에서 쿠폰 사용이 가능해 일부 매출을 방어했지만, 전반적인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기록적인 폭염은 소비의 무게중심을 ‘쾌적함’이라는 가치로 이동시켰다.

이는 단순히 단기적인 기상 이변에 따른 현상을 넘어, 실내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이자 엔터테인먼트 장소로 진화시키려는 유통업계의 장기적 전략과 맞물려 시너지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계절적 변수가 소비 패턴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변화의 흐름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유통 전략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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