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 구독 매출 상반기 1조 돌파
‘렌탈에서 구독까지’ 16년 진화의 힘
국내 성공 넘어, 글로벌 시장 도전 본격화

LG전자 가전 구독 사업 매출이 올 상반기 1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 세탁기 같은 필수가전을 구매하는 대신, 월 구독료를 내고 빌려 쓰는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15년간 구독 비즈니스를 준비해 온 LG전자가 있다.
“정수기에서 냉장고까지”…가전 구독의 판을 바꾼 16년의 진화
변화의 시작은 16년 전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생소했던 ‘가전 렌탈’ 개념을 시장에 안착시킨 LG전자는 이후 꾸준히 고객 데이터와 관리 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했다.
이 경험을 자산으로 2022년,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까지 구독 모델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소비 트렌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
초기 구매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세대와 1인 가구가 급증했고, 소유에 얽매이기보다 최신 제품을 합리적으로 경험하려는 수요가 커졌다. LG전자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단순히 제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을 점검하고 소모품을 교체해주는 ‘케어 서비스’는 LG전자 구독 모델의 핵심이다.
소비자는 제품 관리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계약 기간은 ‘나만의 맞춤 구독’을 가능하게 했다.
LG, 국내 성공 넘어 글로벌로…‘구독의 시대’ 새판 짠다

LG전자의 성공을 확인한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수기 렌탈 시장의 원조 격인 코웨이와 SK매직이 품목을 다변화하며 맞서는 한편, 삼성전자 역시 본격적으로 추격에 나서면서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15년간 쌓아온 사업 노하우와 전국적인 서비스망, 그리고 ‘LG가전’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무기다.
이제 가전 구독은 LG전자의 미래를 이끌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소프트웨어(webOS), 기업간거래(B2B)와 함께 구독 사업을 3대 축으로 삼고,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3배 이상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내 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을 증명한 LG전자는 이제 말레이시아, 태국 등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가전 구독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뿌리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