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소용량 영양제, 새로운 소비 습관
건강, 이제 즐겁고 가볍게 관리하는 시대
온디맨드 웰니스 확산…시장 판도 바꾼다

편의점 CU가 기존 건강 관련 식품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전문 제약사와 손잡고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국민 건강의 관문 역할을 해온 약국들에 강력한 위협으로 부상하며, 역대급 폐업 사태에 직면한 약국 생태계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5000원 건기식 시대 열렸다”…편의점에서 건강 챙기는 사람들
CU가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기존 건강 관련 상품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일상 소비로 확산되면서 CU의 관련 상품 매출은 2021년부터 급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5%나 뛰었다.

이 같은 성공을 발판으로 CU는 종근당, 동화약품 등과 손잡고 여성 건강, 눈 건강, 피로 회복 등 기능성을 특화한 건기식 11종을 전국 6,000개 점포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10일 치 소용량 구성에 5,000원 이하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한편, 약국가는 최근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2025년 1분기 동안 전국에서 490곳이 폐업하며, 최근 5년 사이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폐업 수치를 기록했다.
과열된 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하고 인건비 부담은 가중된 데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처방전마저 줄어든 것이 결정타가 됐다.

약국으로서는 수익원은 줄고 비용 부담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발길마저 편의점으로 향하고 있는 삼중고에 시달리는 셈이다.
문전약국 줄폐업…유통망 흔들리고 주민 불편 커진다
약국 폐업이 점포 수 감소를 넘어 지역 의료 생태계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대형병원 인근에서 처방약을 공급하던 ‘문전약국’이 폐업할 경우, 해당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하던 유통업체까지 연쇄 도산의 위험에 노출된다.
단골 약국이 사라진 지역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폐업 과정에서 권리금 반환이나 재고 의약품 처리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잇따르고 있다.

이렇게 ‘건강’이라는 공통분모를 두고 맞붙은 편의점과 약국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거대 유통 인프라와 ‘소포장·가성비’ 전략으로 무장한 편의점이 새로운 시장을 공격적으로 개척하는 동안, 약국은 경직된 수익 구조와 제도적 한계 속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일상 속 건강 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약국 생태계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그 지각변동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 슈퍼마켓처럼 24 시간 처방 없이 사는 약을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