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 추억인데 “중국이 싹쓸이했다”…한국 문화 뿌리째 ‘흔들’, 대체 왜?

텐센트, 넥슨 인수 추진…K-게임 주권 흔들
SM 이어 게임까지? 中 자본의 한국 콘텐츠 공략
‘투자냐 보호냐’ 한국 산업계 갈림길에 섰다
넥슨 인수 추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IT 거인 텐센트가 한국 게임 산업의 상징인 넥슨을 품으려 한다는 소식이 업계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졌다.

약 20조 원 규모로 불거진 이번 인수설은 지분 거래 이상의 파장을 예고한다. 글로벌 자본의 판이 다시 짜이는 가운데, K-콘텐츠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된 셈이다.

텐센트의 넥슨 정조준…’던파 동맹’이 인수 카드로

지난 6월 12일 블룸버그통신은 텐센트가 故 김정주 창업자의 유족 측에 인수 의사를 전달하며 물밑 접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직 협상의 구체적인 향방은 안갯속이지만, 선택의 키는 이제 넥슨의 지주사 NXC가 쥐게 됐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라는 막강한 지식재산(IP)을 보유한 넥슨의 운명이 중대한 기로에 선 것이다.

넥슨 인수 추진
출처 : 연합뉴스

특히 텐센트는 이미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를 흥행시키며 넥슨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파트너였다. 오랜 기간 깔아온 협력의 포석이 이제는 인수라는 담대한 승부수로 이어진 셈이다.

주목할 점은 텐센트의 이런 ‘쌍끌이’ 전략이 K-게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불과 한 달 전, 텐센트 산하의 텐센트뮤직은 SM엔터테인먼트의 2대 주주로 올라서며 K-팝 시장에도 깊숙이 발을 들였다.

이처럼 한국이 이룬 문화 콘텐츠의 양대 산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은, 한국의 핵심 IP를 체계적으로 흡수하려는 중국 자본의 거대한 야심을 드러낸다.

‘투자냐 주권이냐’…텐센트 앞에 선 한국의 딜레마

넥슨 인수 추진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흐름은 이미 산업계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다. G마켓, 무신사, 에이블리 등 잘나가는 플랫폼 기업의 뒤에는 어김없이 중국계 자본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자동차나 금융 같은 굴뚝 산업에 머물던 이들의 투자가 이제는 감성과 IP, 즉 플랫폼을 지배하는 방향으로 완전히 선회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와 ‘포트나이트’의 에픽게임즈를 손에 넣었듯, 전 세계의 유망한 IP를 사들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번 넥슨 인수 타진 역시 그들의 거침없는 확장 전략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물론 이 거대한 거래가 성사되기까지는 수많은 변수가 남아있다. 넥슨 창업자 유족의 결단과 NXC의 전략적 판단, 정부의 규제와 ‘국부 유출’을 우려하는 국민 정서까지,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넥슨 인수 추진
출처 : 연합뉴스

결국 이는 ‘성장을 위한 투자 유치’와 ‘미래를 위한 콘텐츠 주권 수호’라는, 양보하기 어려운 가치 사이의 외줄 타기와 같다.

텐센트의 다음 한 수가 한국 산업 생태계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거대한 파도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 거대한 질문 앞에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