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로또 터졌다”…50년 기술로 ‘수조 원’ 싹쓸이, 전 세계도 ‘깜짝’

‘바다 위 주유소’ 벙커링선 수요 폭증
한국 조선사, 수주 절반 싹쓸이하며 1조 눈앞
미·중 갈등 속 LNG 기술력 초격차 증명
한국 LNG 벙커링선 대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바다 한가운데서 배에 연료를 넣어주는 특수 선박이 조선업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LNG 벙커링선’이라 불리는 이 배는 마치 바다 위를 돌아다니는 주유소와 같다. 올해 한국 조선사들이 전 세계 발주량의 절반을 휩쓸며 1조 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바다 위 주유소’ 떴다…친환경 연료 확산에 벙커링선 수요 폭증

LNG 벙커링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친환경 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 때문이다. LNG는 석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20% 적어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필수 연료로 부상했다.

벙커링(Bunkering)은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작업을 뜻하는 해운업 전문 용어다. 기존에는 항구에서만 연료를 넣을 수 있었지만, 벙커링선은 바다에서 배와 배가 만나 직접 연료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준다.

한국 LNG 벙커링선 대박
HD한국조선해양 LNG 벙커링선 / 출처: 연합뉴스

이렇게 되면 항구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운송 효율이 크게 높아진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을 20% 줄이라고 명령하면서, 전 세계 해운회사들이 친환경 연료로 갈아타고 있다. 이 과정에서 LNG 벙커링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과 HJ중공업 등 한국 조선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HJ중공업이 체결한 1척당 1271억 원 계약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국내 조선사가 따낸 7~8척의 총 수주액은 1조 원을 넘어선다.

영하 162도 기술력…한국만 가능한 ‘초격차 수익’

하지만 진짜 경제 효과는 여기서 시작된다. 벙커링선 한 척을 만들려면 극저온에서도 견디는 특수 저장 탱크, 정밀한 연료 공급 시스템, 자동화 제어 장비 등 첨단 부품들이 필요하다.

한국 LNG 벙커링선 대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 모든 부품을 만드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일거리가 쏟아진다. 한 척당 수천 명의 숙련 기술자가 투입되면서 조선소 주변 지역에도 활기가 돈다. 선박 건조 과정에서 파생되는 이런 간접 효과까지 합치면 경제적 파급력은 몇 배로 커진다.

더 놀라운 것은 수익성이다. LNG 벙커링선의 톤당 가격은 작년보다 30% 이상 올랐다. 기술 난이도가 높아 아무나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영하 162도의 극저온에서 LNG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송하는 기술은 세계에서 몇 개국만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50년 기술이 만든 초격차…中도 못 쫓는 LNG 조선 강국

한국 조선업의 이런 기술력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1970년대 정부가 중화학공업을 키우면서 울산에 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세운 것이 시작이었다.

한국 LNG 벙커링선 대박

50년 넘게 쌓아온 기술 노하우와 숙련된 인력,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가 오늘날의 경쟁력을 만들어냈다. 특히 LNG선 건조 기술에서는 중국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보여준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도 한국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미국이 LNG 수출을 늘리면서 운반선과 벙커링선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견제 분위기 속에서 한국 조선사에 대한 신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금 한국 조선업계는 기술력, 시장 상황, 국제 정세라는 세 가지 호재가 동시에 맞아떨어진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LNG 벙커링선은 조선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할 발판이 되고 있다. 바다 위 주유소가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밝히는 등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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