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은마” 재건축 시동 걸렸다
49층·5,962세대… 강남 하늘 바뀐다
30년 표류 끝, 이번엔 진짜 시작일까

“어릴 때부터 들은 은마 재건축, 드디어 보게 되네”
서울 강남구는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제출한 정비계획 변경안을 4월 18일부터 공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해당 변경안에는 지상 49층, 지하 4층 규모의 초고층 단지에 총 5,962세대가 들어서는 계획이 담겼다. 공공임대·공공분양을 포함한 주거시설 외에도, 공원과 문화공간, 지하 공영주차장 및 저류시설 조성 방안도 포함됐다.
이번 공람은 5월 21일까지 진행되며, 구청 홈페이지 및 대치2동 주민센터, 강남구청 재건축사업과에서 누구나 열람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강남구는 오는 30일,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민설명회도 마련할 예정이다.
강남 중산층의 꿈 실현한 ‘은마 신화’의 시작

1979년 완공된 은마아파트는 강남 개발의 초기 단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주거지다. 당시 허허벌판이던 강남 땅에 무려 4,424세대 규모의 대단지가 세워지면서 중산층의 ‘강남 입성’ 꿈을 이뤄준 주택으로 불렸다.
뿐만 아니라, 은마아파트가 위치한 대치동은 국내 사교육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강남 8학군’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입지적 이점과 함께, 은마아파트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자주 언급돼 왔다. 가격 변동이나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형 단지로, 은마의 동향은 곧 시장의 방향성을 암시하는 바람개비처럼 여겨졌다.
30년 표류한 은마 재건축, 드디어 물꼬 트이나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추진은 1996년 처음 논의된 이후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30년 가까이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여왔다. 안전진단 통과 실패, 층수 제한, 주민 간 이견, 정부 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매번 발목을 잡았다.

특히, 아파트 단지만으로도 조합 설립 기준을 넘겼지만, 단지 내 상가 동의율이 낮아 수년간 추진위원회 단계에 머무른 점도 걸림돌이었다.
최근 들어 조합 설립이 성사되고, 신속통합기획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상황이다. 변경된 정비계획에는 용적률을 320%까지 상향하고, GTX-C 노선 통과 구간에는 공원을 배치하는 등 현실적인 대안도 포함돼 있다.
기대와 피로의 교차점… 이제 실행력이 답이다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은 개별 단지 차원을 넘어, 강남권 도시계획의 방향성과 정부의 재건축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오랜 시간 엇갈려온 주민들의 기대와 피로감이 맞물린 상황에서, 이번 변경안이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수차례 무산과 지연을 반복했던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이번에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람 이후 조합의 실행력과 절차 이행 속도에 따라, 오랜 시간 멈춰 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지반 약한 땅이 뭐가 좋은지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