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음료로 반등했지만… 음료 부문 첫 적자
‘노당 트렌드’에 탄산음료 소비 급감… 시장 구조 변화

“건강 생각해서라도 탄산음료는 제로 아니면 안 찾게 돼요”
탄산음료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국내 음료 부문이 1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소비자들의 ‘노당(No Sugar) 트렌드’가 본격화되며 기존 탄산음료 판매가 급감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해외 시장과 제로 음료가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음료업계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연 매출 4조 원 돌파, 그 이면엔?

지난 13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지난해 연 매출은 전년 대비 24.8% 증가한 4조245억 원을 기록했다.
필리핀 펩시를 필두로 한 해외 사업과 제로 음료, 소주 ‘새로’의 성장이 주효했다. 특히 2023년 인수한 필리핀 펩시는 롯데칠성의 글로벌 사업을 이끄는 핵심 자회사로 자리 잡으며 연 매출 1조294억 원을 달성했다.
이 밖에도 파키스탄(1474억 원)과 미얀마(688억 원) 등 해외 시장에서도 매출이 성장했고, 밀키스·레쓰비·순하리 등의 수출 실적도 연간 2022억 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제로 음료 부문도 2024년 목표였던 3000억 원을 조기 돌파하며 탄산음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노당 트렌드’에 탄산음료 타격… 10년 만에 적자

그러나 해외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음료 부문의 부진이 뼈아프다. ‘노당(No Sugar) 트렌드’ 확산으로 탄산음료를 기피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롯데칠성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음료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의 음료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1조9097억 원, 영업이익은 35.7% 줄어든 104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4분기 음료 부문에서 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첫 적자로 평가된다.
주력 제품인 칠성사이다와 탄산음료 판매가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변화하는 음료 시장… 제로 음료·주류로 돌파구 찾을까

탄산음료 소비 감소와 함께 배달 음식 시장의 위축도 음료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요 소비층인 젊은 층이 건강을 중시하며 탄산음료를 기피하고, 배달 주문이 줄면서 음료 소비도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구조다.
탄산음료 시장의 위축이 이어지면서, 음료업계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음료와 주류 부문 강화를 통해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제로 슈거 트렌드에 맞춰 출시된 ‘칠성사이다 제로’는 이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제로 슈거 소주 ‘새로’도 누적 판매 5억 병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 시장이 건강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기존 제품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탄산음료 의존도를 낮추고, 제로 슈거·건강 음료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로가 아니고 비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