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 83.5세로 OECD 5위
운동 줄고 술·담배 늘며 건강지표 악화
‘오래 살지만 아프게 사는’ 시대 도래

“단순히 나이 들어 아픈 줄 알았는데, 그게 다 착각이었네.”, “오래 사는 건 좋은데, 병원비 더 나갈까 봐 걱정된다.”
한국인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병 중 하나로 꼽히는 치매.
최근 한국인들의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가운데,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망률이 25년 전에 비해 72배나 늘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2023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수명이 83.5세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0.8년 증가한 수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위에 해당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대수명이라는 점은 분명 자랑할 만한 성과지만, 정작 국민의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오래는 살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는 셈이다.
운동은 줄고 술·담배는 늘고… ‘건강하게 산다’는 착각

통계청이 발표한 ‘202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9세 이상 성인의 흡연율은 18.5%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음주율 역시 55.1%로, 1.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8.9%로 감소했고, 건강한 식생활 실천율도 49.2%로 떨어졌다. 요컨대, 국민 절반 이상이 운동도 안 하고 식단 관리도 안 하면서 술과 담배는 꾸준히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13세 이상 인구의 53.8%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다. 건강 관련 지표는 뚜렷하게 악화되고 있는데, 인식은 오히려 더 긍정적으로 흐르는 이 아이러니가 문제다.
‘건강하다’는 자기 확신이 실제 건강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지금 실제 건강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음을 마주하고 있다.
병으로 사는 시간도 길어진 시대… 알츠하이머 사망률 급증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병을 앓으며 살아가는 시간도 함께 길어졌다. 2023년 사망 원인 1위는 암(악성신생물)으로, 인구 10만 명당 166.7명이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어 심장질환(64.8명), 폐렴(57.5명) 순이었으며, 알츠하이머병 사망률은 21.7명으로 2000년(0.3명)에 비해 무려 72배나 증가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와 관련한 사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셈이다.
암 유병률도 증가 추세다.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953명이 암을 앓고 있었고, 2007년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고혈압(28.6%), 당뇨병(13.2%), 비만(37.1%) 등 만성질환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그 시간을 얼마나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