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물가 16년 만에 최대 상승률
사립대 등록금 인상이 도미노 불러와
유치원비도 9년 만에 가장 크게 뛰어

“아이 하나 키우는 데 매달 100만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이젠 학비까지 다 오르니 숨이 턱턱 막힙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두 자녀의 학부모 김모(43) 씨의 한탄이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교육 물가마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립대를 시작으로 번진 등록금 인상 여파가 국공립대와 전문대, 심지어 유치원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모든 교육 분야에서 물가 상승 ‘비상’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이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교육 물가는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2월 4.8% 이후 16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교육 물가 상승은 전체 소비자물가를 0.2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가장 큰 상승 요인은 사립대학 등록금 인상이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의하면 2월 20일 기준 4년제 사립대 151곳 중 79.5%인 120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국공립대 39곳 중에서도 28.2%인 11곳이 등록금을 올렸다.

3월 물가지수에서 사립대납입금은 1년 전보다 5.2% 상승했는데, 이는 2009년 2월 7.1%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이 5.6%로 가장 높았고, 서울·인천·경기(5.5%)가 뒤를 이었다.
국공립대납입금도 1.0% 상승해 2022년 2월(2.1%)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국공립대납입금은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36개월 동안 상승률이 0%였다가 지난달 처음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6년간 이어진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가 무너진 것이 심각한 문제다. 지금까지 인상하지 않은 대학들도 앞으로 연쇄적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교육 전문가의 우려처럼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유치원부터 가정학습지까지 전방위 인상
대학 등록금 인상은 다른 교육 분야로도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사립대학원납입금은 3.4%, 국공립대학원납입금은 2.3% 올랐다. 두 항목 모두 2009년 2월(사립대 6.5%·국공립대 7.8%)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3월 전문대학납입금도 3.9% 상승했는데, 이 역시 2009년 2월 7.6%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유치원납입금 상승률이 4.3%에 달해 2016년 2월 8.4% 상승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유치원납입금 물가는 2020년 5월부터 58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달 상승 전환했다.
유치원납입금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전남(24.3%), 강원(15.7%), 부산(14.7%), 경북(12.1%), 서울(5.0%) 등에서 크게 상승한 반면, 울산시교육청의 사립유치원 무상 정책 영향으로 울산 지역은 74.3%나 하락했다.
가정학습지 물가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11.1%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1996년 12월 12.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닝이용료도 지난 1월 이후 3개월 연속 9.4%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5년 1월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점점 출산은 부자들의 문화가 됐다”

교육비 상승은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 증가할 때, 합계출산율은 약 0.192~0.26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1만 원 증가할 때 합계출산율이 0.012명 감소하며, 이는 출산율 하락의 약 26%가 사교육비 증가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가장 높은 지역(70만 7천 원)으로, 합계출산율이 전국 최저(0.59명)인 반면, 전남은 사교육비가 가장 낮고(38만 7천 원),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0.97명).
“점점 출산은 부자들의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댓글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른 네티즌은 “부모는 사교육하느라 노후준비를 못하고, 자녀는 사교육 받고 스펙 쌓았는데 윗세대가 퇴직을 안 해서 취업을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교육비의 절반 정도는 보육 목적이다. 그냥 아이들을 방치할 수 없어서 보내던 학원인데, 그 비용이 자꾸 올라서 중학생 2과목 정도면 70-100만원이 그냥 날아간다”고 호소했다.
일부 가정에서는 부모 둘이 합쳐 월 600만원 정도 버는데, 보육 목적 학원비만 250만원을 쓰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20년 후에는 국민연금 셔틀될 예정”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댓글도 눈에 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5학년도 1학기 등록금 인상은 내년 2월까지 매달 전년 대비 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며 “2학기에 추가로 등록금을 올릴 경우 그만큼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에 더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 규제,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교육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교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대하여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이러니 아이를 낳으려 하나??
차기 대통령 잘 뽑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