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다 준다더니 “엄마, 내 몫은?”… 때 아닌 논쟁에 ‘시끌’

“자기 명의로 나온 돈인데 줘야지”
자녀들 소비쿠폰 소유권 주장하며
가정마다 ‘내 것’ 논쟁 확산
소비쿠폰
소비쿠폰 소유권 논쟁 / 출처: 연합뉴스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가정 내 ‘돈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예상치 못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인당 15만 원에서 최대 55만 원까지 지급되는 이 쿠폰에 대해 일부 미성년 자녀들은 “내 명의로 나온 돈은 내 것”이라고 주장하며, 곳곳의 가정에서 소유권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가정마다 퍼진 ‘내 것’ 논쟁

행정안전부가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청 닷새 만에 전체 대상자의 72%인 3642만 5598명이 소비쿠폰을 신청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소비쿠폰 소유권 논쟁 / 출처: 연합뉴스

지역별로는 인천이 77%로 가장 높은 신청률을 보였고, 서울은 72.1%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쿠폰이 가정 내에서 예상치 못한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 언니 딸이 중학생인데, 민생 회복 소비쿠폰 소유권 주장하면서 내놓으라고 난리 쳐서 언니네 집이 지금 완전 혼돈이라더라. 뭐라고 조언해 주면 될까?”라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사례로는 소비쿠폰을 어머니에게 맡겼다가 갈등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받은 민생지원금을 어머니에게 맡겼는데, 어머니가 이를 족발 배달 주문에 사용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소비쿠폰 소유권 논쟁 / 출처: 연합뉴스

“난 점심 컵라면으로 때우는데 어머니는 족발 시켜먹는다”는 글에 “휴지 살 돈도 없고, 쌀 살 돈도 없다고 하고 가져갔다”고 덧붙였다.

이전 지원금과 다른 이번 갈등의 특징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7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미성년자는 동일 주소지 내 세대주가 신청해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녀들의 소유권 주장이 가정 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유사한 갈등이 있었지만, 이번 소비쿠폰 분쟁은 그 양상이 다르다.

재난지원금 스미싱 문자 기승
소비쿠폰 소유권 논쟁 /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 재난지원금은 세대주 명의로 가구 단위 일괄 지급되었기 때문에 개별적인 명의 지급이 아니었다.

따라서 자녀가 자신의 몫을 강하게 요구하는 형태의 소유권 분쟁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개인 단위 지급 방식이어서 중학생 등 자녀들이 “본인 몫”을 직접 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의견 팽팽히 맞선 온라인 논쟁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소비쿠폰 소유권 논쟁 / 출처: 연합뉴스

온라인에서는 이 사연들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자기 명의로 나온 건 줘야지”, “애초에 애가 있어서 나온 돈인데 자기 건 줄 아나”라며 아이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가계 부담이 크니까 그만큼 더 주는 건데 이걸 왜 애한테 다 줘야 하냐?”, “지원금은 다 생활비, 학원비로 쓰일 텐데 부모가 쓰는 게 무슨 문제냐?”라는 반론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자녀도 독립된 인격체다. 존중 좀 해줘라”라며 자녀의 권리를 강조했다.

다른 이용자는 “공돈이라고 허투루 쓰지 않게 교육해야 한다”며 경제교육의 기회로 삼자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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