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날아든 판스프링, 예비신랑 숨져
쏟아진 철판에 연쇄 충돌…화물차가 흉기
불법 전조등·개조 경쟁, 전복 사고까지 번진다

화물차 ‘판스프링’ 등 치명적인 불법 개조가 도로 위 운전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관계 기관이 합동 단속을 통해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의 앞 유리를 뚫고 날아든 쇳조각의 정체는 화물차에서 이탈한 ‘판스프링’이었다.
본래 충격 흡수용 부품이지만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이 적재함 지지대로 불법 사용하면서, 판스프링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치명적인 흉기로 돌변했다.
쏟아진 철판·석재…불법 화물차, 도로 위 공공의 적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TG에서 실시한 화물차 집중 단속 결과, 점검 차량 87대 중 28대가 불법 튜닝 및 적재 불량 등 안전기준 위반으로 적발되며 심각한 실태를 드러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꼽히는 것은 단연 판스프링 불법 사용이다. 지난 2020년 중부고속도로에서는 주행 중 날아온 판스프링에 맞아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2022년에도 한 가족이 탄 차량의 유리창을 판스프링이 관통하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으나, 천운으로 인명 피해는 피했다. 이러한 사고들은 단순한 부주의가 아닌, 예고된 인재(人災)에 가깝다.
위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적재함을 불법으로 확장한 화물차에서 떨어진 석재, 철판, 컨테이너 등은 연쇄 추돌 사고의 주범이 된다.
실제로 전북 군산에서는 화물차 낙하물로 인해 차량 4대가 연쇄 충돌하며 일대가 한 시간 이상 마비됐고, 울산에서는 대형 선박용 철판이 도로 위로 떨어져 주변 운전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눈앞을 지지는 ‘살인 전조등’…100m를 눈 감고 달리는 공포

야간 운전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등화장치 문제도 심각하다. 규격 미달의 고광도 HID 전조등은 마주 오는 운전자의 시야를 평균 4.5초간 마비시킨다.
시속 80km로 주행 시 약 100m를 맹목 상태로 질주하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도로 위 살인 광선’으로 불린다.
적재 효율을 높이기 위한 차체 불법 증·개축 역시 대형 사고의 도화선이 된다. 무리한 구조 변경으로 무게 중심이 불안정해진 차량은 제동이나 회전 시 쉽게 전복될 수 있다.
과거 고속도로에서 화물차 바퀴가 빠져나가 관광버스를 덮쳐 2명이 숨진 사고 역시 불법 개조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업계의 과적 경쟁과 일부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이 맞물린 화물차 불법 개조가 도로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더 이상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할 안전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단속도 그렇지만 솜방망이 처벌이 결국 이렇게 사람 옥숨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