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조 원씩 빠져나간다”…줄줄이 무너지더니, 27년 만에 ‘최악’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 37개뿐
실업급여만 월 1조원 돌파
제조업·건설업 무너져 내려
실업
구인 배수 0.37 기록 / 출처 : 연합뉴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구인 배수가 0.37을 기록했다.

이는 1998년 5월 0.32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쉽게 말해 구직자 100명이 일자리 37개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폭 5년 만에 최저

5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58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18만7천명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2020년 5월 이후 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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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배수 0.37 기록 / 출처 : 연합뉴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경우 고용허가제 외국인 가입자를 제외했을 때 1만6천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제조업 종사자 감소는 벌써 20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서비스업 가입자는 1082만명으로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증가했지만, 도소매와 정보통신 분야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건설업 가입자는 75만4천명으로 종합건설업을 중심으로 22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액 4개월 연속 1조원 넘어

더욱 심각한 것은 실업급여 지급 현황이다. 5월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108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2억원 늘었다. 지급 대상자도 67만명으로 2만4천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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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배수 0.37 기록 / 출처 : 연합뉴스

천경기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월별 신규 신청 증감을 보면 작년 10월 이후부터는 올해 1월을 제외하고 모두 신규 신청이 늘어 지급액의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숫자상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반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 청년층 중에서는 아예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이 50만명을 넘어섰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심각해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 내다보고 있다. 천 과장도 “연구기관 전망 등에 따르면 상반기에는 고용 회복 추세가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는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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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 배수 0.37 기록 / 출처 : 연합뉴스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년, 경력단절 여성, 고령층 등 취업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업률 상승과 함께 사회적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들이 내수 부진과 대외 리스크로 인해 채용을 줄이면서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일자리가 대폭 감소한 것도 문제다. 이는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취업이 어려워지면 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세대 간·계층 간 갈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장기 실업과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이어져 사회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상황을 맞은 지금, 정부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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