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내 집에서 찌개도 못 끓이냐”

“창문 열고 환풍기 키는게 그렇게 어렵냐?”

아파트의 해묵은 생활 갈등인 층간 소음이 이제는 층간 냄새로 번졌다.

27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전날 JTBC ‘사건반장’에서는 이웃집에서 제기한 음식 냄새 민원으로 곤란을 겪은 제보자 A씨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A씨가 받은 항의 쪽지에는 ‘1월 12일 금요일 저녁 7시 김치찌개, 1월 13일 토요일 밤 10시 된장찌개를 끓이신 분께. 문을 열고 환풍기를 켜고 조리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10일 후, 또 다른 쪽지가 A씨의 현관문에 부착되어 있었다. 그 내용은 ‘1월 24일 수요일 오후 3시 50분에 김치찌개를 조리하신 분께. 환풍기를 켜고 문을 열고 요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었다.

이에 A씨는 “두 차례나 이 같은 항의를 받았다. 일반적인 한국 찌개인데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우리 집뿐만 아니라 같은 층에 있는 모든 집에도 붙어 있었다. 내 집에서조차 찌개를 끓여 먹기 어려운 상황에 제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은 최근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온다.

‘환풍구를 타고 내려오거나 베란다를 타고 올라오는 담배 냄새 때문에 괴롭다’, ‘발 냄새처럼 고약한 청국장 냄새 제발 멈춰달라’, ‘생선을 구워서 진동하는 비린내 어떻게 할 수 없냐’ 등과 같은 불만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특성상 이 모든 냄새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다만 담배의 경우 담배 연기가 이웃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유해 물질이기 때문에 법적 규정이 마련되어 있다.

2020년 국민신문고에 제출된 층간 간접흡연 관련 민원은 전년보다 19.2% 늘어난 2844건으로 나타났는데,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거주 세대의 절반 이상이 공동주택 내 금연 구역으로의 지정을 요청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이를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찌개 냄새의 경우에는 법적 규정이 없다. 찌개 냄새와 같은 생활 냄새의 경우 개인마다 차이가 나는 주관 영역이기 때문에 이웃간의 사적 다툼과 법적 분쟁보다 이해와 배려가 중요한 시점이다.

A씨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것조차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이 정도 냄새조차 견디지 못하는 민감한 성향이라면 독립 주택으로 이사가는 것이 낫다” 등처럼 A씨를 옹호하는 반응과 “창문을 살짝 열고 환풍기를 켰으면 좀 덜했을텐데, 배려가 아쉽다.”, “춥다고 문 안 열고 조리하니깐 냄새가 안빠진거 아니냐”와 같은 쪽지 쓴 사람을 옹호하는 의견으로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