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00만원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 5만명 육박”
전체 수급자의 0.7%에 불과한 ‘연금 부자들’

“노후 자금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최소 20년은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수급자 중 상위 0.7%만이 누리는 특권이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이 11일 발표한 ‘2024년 11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에 따르면, 매월 200만원 이상의 국민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4만9374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수급자 699만5544명 중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꿈꾸는 노후 생활을 실현할 수 있는 금액이다.
200만원 이상 수급자, 해마다 급증

국민연금 제도가 무르익으면서 고액 수급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월 200만원 이상 수급자는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이후 30년 만인 2018년 1월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10명에 불과했던 이 특별한 그룹은 2019년에는 98명, 2020년 437명, 2021년 1355명, 2022년 5410명까지 늘어났으며, 2023년에는 무려 1만7810명으로 폭발적인 증가수를 보였다.
이러한 급증세의 원인은 20년 이상 장기 가입자가 늘어난 데다가, 매년 물가 상승에 맞춰 기본연금액이 인상된 결과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성별 불균형으로 200만원 이상 수급자 중 무려 98.2%인 4만8489명이 남성이었으며, 여성은 단 885명(1.8%)에 그쳤다.
이는 국민연금 도입 초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았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일자리에 종사했으며,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금액 결정하는 핵심은 ‘가입 기간’

국민연금공단이 발표한 ‘월 수급액별 노령연금 신규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입 기간과 연금액 사이에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월 70만~80만원 미만을 받는 이들의 평균 가입 기간은 269개월이었다. 반면 80만~90만원 미만은 285개월, 90만~100만원 미만은 300개월이었다.
연금액이 높아질수록 가입 기간도 길어져 100만~150만원 수급자는 341개월, 150만~200만원 미만 수급자는 385개월을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노후에 받는 금액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현실은 여전히 ‘노후 빈곤’ 위험

한편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10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생각하는 노후 필요 최소 생활비는 월 136만1천원, 적정 생활비는 192만1천원이다.
이 조사는 전국 50대 이상 가구원이 있는 5331가구와 그에 속한 873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기준으로 볼 때, 월 200만원의 국민연금은 노후 적정 생활비를 충분히 충당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2023년 11월 기준 100만원 이상 수급자는 86만4398명에 그쳤다. 또한 국민연금 월 최고 수급액은 289만3550원이었지만, 전체 평균 수급액은 월 65만6494원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수급자들이 연금만으로는 최소 노후 생활비조차 충당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연금제도가 성숙해지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여전히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