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판매 100만대 돌파
4년 4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
글로벌 전기차 캐즘 속 성장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대차그룹이 전용 전기차 100만대 돌파라는 기록적 성과를 거두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는 첫 전용 전기차 출시 후 불과 4년 4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로, 전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전동화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전기차 캐즘 뚫고, 100만 대 고지

현대차그룹은 2021년 2월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를 출시한 이후, 올해 5월 기준 누적 판매 102만4천여 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용 전기차로만 따진 수치로 전체 전기차 누적 판매량도 200만6천 대를 넘어서며 양적 성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웠다.
눈여겨볼 점은 이 중 절반 이상이 전용 전기차라는 점이다. 2011년 블루온으로 첫 전기차 시장에 발을 들인 현대차그룹이, 15년 만에 ‘전용 플랫폼’으로 만든 차들이 그룹의 전기차 판매를 이끄는 핵심이 된 것이다.
현재 현대차·기아가 함께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모델은 9종으로 아이오닉5·6·9, EV3·4·5·6·9, 그리고 제네시스 GV60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돼 있다.
“주춤한 시장에서 오히려 반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현재 ‘캐즘’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많다. 초기 폭발적인 수요 이후, 충전 인프라 부족과 배터리 가격 부담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시기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31만2천 대에서 2024년에는 26만1천 대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반등 조짐이 뚜렷하다. 1월부터 5월까지 14만4천 대를 판매해,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주춤하고 BYD가 중국 외 시장에서 고전하는 사이,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실한 입지를 확보했다”며 “전기차 분야의 ‘숨은 강자’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5와 EV 시리즈, 글로벌 시장 주도

한편 판매량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아이오닉5다. 2022년 ‘세계 올해의 차’로 선정된 이 모델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41만7천 대가 팔렸다. 이 중 33만 대 이상이 해외 판매로, 전체 판매의 80%를 차지한다.
아이오닉 시리즈 전체로 보면, 올해 4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53만1천 대에 이른다. 여기에 기아의 EV 시리즈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EV6는 단일 모델로 28만 대 판매고를 올렸고, EV3와 EV9은 연이어 ‘세계 올해의 차’ 타이틀을 거머쥐며 상품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안전성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9, GV60 등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TSP+를 받았고, 유럽의 ‘유로 NCAP’ 평가에서도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용 전기차 100만 대 돌파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신차 출시와 생산라인 확대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