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자 서울대야” 80년대 최고 자랑이었는데…’일본 꼴 났다’ 발칵, 대체 왜?

서울대 자연과학, 세계 평가서 초라한 성적
이공계 기피에 인재 고갈…의대 쏠림 심화
기초과학 붕괴, 사회 전반의 구조적 경고음
서울대 세계 평가 성적
출처 : 연합뉴스

“우리 손자 서울대 다녀.” 1980년대, 이 한마디는 최고의 자부심이자 보증수표였다.

국가 경제를 이끌 중화학공업의 심장이 뛸 때, 서울대 물리학과와 기계공학과는 의대보다 높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공계 엘리트들은 ‘산업 역군’으로 존중받았고, 졸업과 동시에 삼성과 현대 같은 대기업, 국책 연구소에서 모셔가기 경쟁을 벌였다.

과학자는 시대가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인재였고, 서울대 자연대와 공대는 그 영광의 중심에 서 있었다.

“논문은 쏟아져도”…서울대, 세계 연구 영향력은 ‘뒷걸음’

서울대 세계 평가 성적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현재, 서울대 이공계의 위상은 과거의 영광이 무색할 만큼 빛이 바랬다.

최근 발표된 ‘타임스 고등교육(THE)’ 자연과학 분야 세계 대학 평가에서, 서울대는 논문의 질적 영향력을 나타내는 피인용 지수 부문에서 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와 함께 최하위권 평가를 받았다.

양적으로는 뒤처지지 않지만, 세계 학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임팩트 있는 연구가 부족하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종합 순위 역시 세계 70위권에 머무르며 싱가포르국립대, 칭화대 등 아시아 경쟁 대학들에 뒤처지는 현실을 마주했다.

서울대 세계 평가 성적
출처 : 연합뉴스

서울대의 현주소는 단지 한 대학의 부진을 넘어, 한국 기초과학 생태계 전체가 약화되고 있다는 위험 신호로 읽힌다.

그 변곡점은 1997년 IMF 외환위기였다.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R&D 부서에 가장 먼저 겨눴고, 한순간에 직장을 잃는 연구자들을 보며 ‘과학자=불안정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퍼져나갔다.

이후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분위기 속에서 최상위권 인재들의 발길은 의대와 치대, 약대로 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공계에 진학한 학생들마저 의대 진입을 위해 재수와 반수를 택하는 것이 일상적인 풍경이 됐다. 기초과학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인재 풀 자체가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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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학문의 길에 들어서도 현실의 벽은 높다. 고된 박사 과정은 생계유지조차 버겁고, 학위를 취득해도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스타 과학자만으론 부족”…서울대의 자성, 구조를 바꿔야 산다

결국 수많은 연구자들이 국내 기업으로 향하거나 해외로 눈을 돌려 지식과 기술의 유출로 이어진다. 이는 연구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를 갖춘 UC버클리나 케임브리지 같은 세계적 대학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들 대학은 막대한 기부금과 강력한 산학협력 시스템을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뒷받침하지만, 서울대는 여전히 정부 재정과 등록금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

얼마 전 열린 포럼에서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스스로 “국내용 연구에서 벗어나 국제적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대 세계 평가 성적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는 몇몇 스타 과학자를 영입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연구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환경,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적 지원 체계, 그리고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 시스템이 함께 구축되어야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다.

기초과학은 기술 산업의 뿌리이자 미래 혁신의 씨앗이다. 오늘날 서울대의 위치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과학과 기술을 어떤 시선으로 대해왔는지를 드러내는 거울과도 같다.

더 늦기 전에, 기초과학은 물론 과학기술 전반에 대한 성찰과 과감한 재투자가 필요하다. 그 선택은 미래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길을 택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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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대 아니면 없나 카이스트 있고 다른 학교 있는데 카이스트에서 거기 인재들이 많이 나오고 성과도 카이스트 하나만 잘키워도 포항공대도 인재는 유츌만 막으면 되지싶은데

  2. 의치한약수가 최고여.. 강남 아파트 평당 3억시대에 그게 정답이다.

  3. 자기네 언어로 자기가 배운 學問을 표현할 능력이 옚는데 무슨 發展的 創意的 연구를 하나
    영어로만 배우는 자연과학은 槪念把握은 없이 문제풀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