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고전하는 테슬라
중국 브랜드 진출에 어려움 가중
머스크의 정치 행보에 반감 고조
대표적인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유럽 시장에서 5개월째 부진한 판매 기록을 보이고 있다.
유럽 시장의 전기차 등록 대수가 증가한 것에 비하면 반대로 테슬라의 시장 성장세는 크게 역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테슬라의 부진에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가속화,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호황 속 테슬라만 역주행
유럽 자동차 제조협회가 지난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유럽에서 테슬라의 신차 등록은 1만3863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 1만9227대와 비교하면 27.9%나 줄어든 수치다.
더 충격적인 것은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등록량은 오히려 27.2% 늘었다는 점이다. 유럽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기차는 70만1089대가 등록됐다.
이는 전체 시장의 15.4%를 차지한 것으로, 2024년 같은 기간의 12.1%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시장은 성장하는데 테슬라만 퇴보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테슬라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1년 사이 1.8%에서 1.2%로 줄어들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맹공격
테슬라가 힘을 잃는 동안 중국 브랜드들은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에서 6만5808대의 판매량을 올렸으며 시장 점유율은 1년 전 2.9%에서 5.9%로 두 배나 뛰었다.
특히 중국 업체 BYD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BYD의 신차 등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7% 폭증했다. 지난 4월에는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쳤고, 5월에도 테슬라에 바짝 근접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럽은 중국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산 전기차들은 유럽 전역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 지나친 출혈 경쟁으로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BYD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가 발목 잡나
테슬라의 부진에는 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올해 들어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으며 정치 활동에 적극 나선 것이 유럽 소비자들의 반감을 샀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최근 부분 변경한 모델 Y로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테슬라의 2분기 인도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스크는 전기차 판매 부진을 이유로 자신의 최측근이라 알려진 오미드 아프셔마저 해고하였지만 유럽 시장 등에서 테슬라의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