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도중 터지는 튜브
중금속 검출된 수영복
부적합률 평균의 3배

“이제 함부로 사면 안 되겠네요. 아이 목숨이 달린 문제인데.”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 직구로 저렴하게 구입한 물놀이 용품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 요소로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28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여름철 제품 396개 중 58개가 국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률이 14.6%로, 국내 유통제품 평균 부적합률 5.0%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물놀이 튜브 10개 중 8개가 불량품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여름철 필수품인 물놀이 튜브의 안전성이다. 조사 대상 어린이용 튜브 10개 중 8개가 안전 기준에 미달했고, 성인용 튜브는 17개 중 14개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문제가 된 튜브들은 모두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이었다. 이들 제품은 본체 두께가 기준치에 못 미쳐 물놀이 도중 갑자기 터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튜브가 물에서 터지면 익사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며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일수록 더욱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기제품부터 의류까지 광범위한 문제

물놀이 용품 외에도 다양한 제품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견됐다. 전기용품 91개 중 18개가 기준에 미달했는데, LED등기구 8개, 플러그 및 콘센트 4개, 직류전원장치 3개 등이 포함됐다.
생활용품에서도 17개 제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전동킥보드 2개 등이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특히 어린이 제품의 경우 아동용 섬유제품 9개, 유아용 섬유제품 3개 등 총 23개 제품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해외 직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런 안전성 문제도 함께 커지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해외 직구 누적 건수는 1억 2천만 건을 넘어서며 전년 동기 대비 51.2%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약 5조 1천억 원 규모로 17.2% 늘어났다.
저렴한 가격, 안전관리는 사각지대

직구 이용자 84%가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 방식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중국 등에서 저렴한 가격과 직접 배송 체계가 확립되면서 배송비와 구매대행 비용이 크게 절감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문제는 해외 직구 제품들이 KC인증을 받지 않고 해외 판매자로부터 직접 배송되기 때문에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가기술표준원은 “위해 제품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과 안전성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확인된 58개 제품 정보는 제품안전정보포털과 소비자24에 게재됐으며, 해외직구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판매 차단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저렴한 해외 직구 제품을 구매할 때는 안전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가 사용하는 물놀이 용품의 경우 가격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