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필수 반찬인데 “이제 못 먹을지도?”…서민들 ‘발칵’

오징어 어획량 급감 현실
기후변화로 바다 온도 상승
‘금징어’ 시대 본격화
오징어
오징어 수확량 감소 / 출처 : 연합뉴스

“40년 넘게 배를 탔는데 이제 오징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야”, “예전엔 그물 내리기만 하면 배가 가득 찼는데…”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오징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 온도 상승이 오징어 서식지를 북쪽으로 밀어내면서, 어민들은 생업을 포기할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오징어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금징어’라는 말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울릉도 어민의 절망적 고백

오징어
오징어 수확량 감소 / 출처 : 연합뉴스

울릉도에서 오징어잡이를 해온 김모씨(67)는 40년 넘게 바다를 누벼온 베테랑 어부다. 하지만 요즘 그는 어선을 계속 운영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매년 가을에서 초겨울 오징어 성어기가 되면 바다에 나가는 족족 어선을 가득 채워 항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김씨는 오징어잡이로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울릉도 근해에서만 연간 1만 톤 가까운 오징어가 잡혔고, 오징어잡이 배만 200척이 넘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울릉도 근해 오징어 어획량은 연간 2천 톤 수준으로 급감했고, 2016년경에는 700톤대까지 주저앉으면서 조업을 포기하는 어선이 속출했다.

전국적 오징어 생산량 반토막 위기

오징어
오징어 수확량 감소 / 출처 : 연합뉴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 오징어 생산량은 1990년대 이후 매년 10만 톤 이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7년 처음으로 10만 톤 아래로 떨어진 뒤, 2020년대 들어서는 연간 5만-6만 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어획량 감소는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조사한 연근해 신선 냉장 오징어의 평균 산지 가격은 킬로그램당 9천511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3.4% 올랐다. 이제 ‘금징어’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현실이 됐다.

오징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갈치는 26.6%, 꽃게는 23.3%, 멸치는 18.8%, 삼치류는 16.8%, 붉은대게는 9.9%, 가자미류는 6.2% 각각 생산량이 줄었다. 이미 사실상 사라진 명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바다 온도 상승이 주범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최근 57년간 관측된 수온 중 가장 높았다. 2023년 역대 최고 기록인 18.09도를 불과 1년 만에 0.65도 차로 경신한 것이다.

오징어
오징어 수확량 감소 / 출처 : 연합뉴스

해역별로는 남해 20.26도, 동해 18.84도, 서해 17.12도 순이었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오징어 등이 수온이 적당한 북쪽 바다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어군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획이 점점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다의 ‘기초 생산력’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유기 화합물을 생산하는 능력인 기초 생산력은 바다 생태계의 핵심 에너지 공급원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동해 연안에서 해양 온난화로 인해 바닷물 표층과 저층 수온 간 차이가 커지면서 수층 간 영양염과 산소 등 물질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매년 0.3%씩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 기초생산력은 최근 6년 평균보다 약 13% 감소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우리 바다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고수온에 내성을 가진 양식 품종 개발 등 수자원 감소를 막는 연구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우리나라 인근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한 획기적인 수산업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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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중공 ,북한 핵폐기물 여과없이 서해안에 버리는데 이젠 후 일본 후쿠시마가 문제가 아님. 우리나라 수산물 이젠 못먹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