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소 맡긴 차, 흠집과 추가 비용에 골치
피해 입증 어렵고, 실질적 보상은 드물어
꼼꼼한 확인과 신속한 대처만이 내 차 지킨다

“설마 이럴 줄은 정말 몰랐어요.”
서울에 거주하는 주부 박선영(41)씨는 남편의 차량을 대신 맡겼다가 불편한 경험을 했다. 경미한 수리라고 안내받고 맡겼지만, 정비가 끝난 후 차량 측면에 작은 흠집이 생긴 것을 뒤늦게 발견했다.
박씨는 “수리비도 처음 안내받은 금액보다 더 많이 나왔고, 자세한 설명도 없이 추가 비용을 요구해서 당황스러웠다”며 “남편에게 미안하고, 다음엔 정비소를 선택할 때 훨씬 더 꼼꼼히 확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맡기면 끝?”…정비소 출고 후 더 골치 아파지는 내 차
차를 정비소에 맡긴 뒤, 더 심각해진 차량 상태에 화가 치밀었던 적이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이 정도면 맡기면 알아서 잘 고쳐주겠지” 하고 기대해보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자동차 정비소를 다녀온 후 오히려 흠집이 늘거나, 한 번 고친 하자가 다시 재발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3년 5개월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자동차 정비 피해 구제 신청은 1,000건에 육박한다.
정비 불량이 전체 피해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사전 안내도 없이 과다하게 청구되는 수리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했다.
피해의 전형적인 패턴은 익숙하다. 차를 고치러 맡겼다가 도리어 멀쩡하던 부위에 새 흠집이 생기고, 분명 고쳤다던 고장이 얼마 안 가 다시 터진다.
정비 견적은 처음 설명과 다르게 부풀려지고, 진단비나 견적료 명목으로 추가 비용이 청구된다.

소비자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고, 문제를 제기해도 실제로 배상이나 환급 등 실질적인 구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3건 중 1건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답답함만을 안고 돌아서는 셈이다.
꼼꼼한 확인, 빠른 대처만이 내 차 지키는 첫걸음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한국소비자원과 관련 협회들은 정비업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정비업자의 고지와 관리 의무를 강화하고, 현장에서 견적서와 정비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하도록 소비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현장의 체감 변화는 크지 않다. 정비소의 오랜 관행은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다. 자동차는 우리의 일상과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정비소를 고를 때는 그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에게도 몇 가지 실질적인 방어 전략을 권한다. 정비를 맡길 때는 견적서를 꼭 받아보고, 수리 과정과 결과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차량을 인도받을 때는 손상 여부를 직접 점검하고, 작업 내역서와 견적서를 비교해 이상 여부를 따져야 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무상보증 기간 안에 빠르게 보증수리를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동차 정비로 인한 피해는 금전적 손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운전자들은 신뢰를 잃고 불안감마저 커진다. 정비업계의 자정 노력과 소비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함께할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
지금의 작은 방심은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자동차 정비 문화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